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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월애 Jun 01. 2024

비 오는 토요일

우울한 이유

오늘 모처럼 쉬는 날인데

아침에 꿈에 그리던 집에 인스펙션을 갔다 오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비가 마구마구  쏟아진다

4/2/1

방 4개  목욕탕 2 개 그리고 주차공간 1개


내가 앞으로 살고 싶은  집의 구조를 내 무의식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사진으로도 저장을 했다.


다행히 옥션전에 이 집을 보고 왔는데…

집을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맘먹고 다니면서

다시 우울감이 왔다.

내가 살 수 있는 가격에 집은 너무 엉망이고

내가 살고 싶은 집은 터무니없이 비싸니까

열심히 살아가고 절약하는 내가

너무 무능력하게 느껴졌다.

매번 집을 살 때마다 그랬으니까

비가 너무 와서 다른 곳에 인스펙션을 가지 않고 집으로 돌아와서

이젠 안 먹기로 맘먹은 라면을 끓여 먹었다.

우걱우걱 라면을 먹고

가만히 멍하게

연애 드라마를 가만히 앉아서 보고 있다.

한국말로 들리는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일단 맘은 누구러진다.


매운 라면을 먹고

따스하고 달콤한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우울하다.

내가 좋아하는 라면, 따스하고 달콤한 한국드라마인데 왜 우울한지 모르겠다.

비가 미친 듯이 오는 만큼 우울하다.


우울한 이유를 알았다.

집을 보러 다니면서

내가 살 수 없는 집의 가격 때문인 것 같다.


오늘 보고 온 집 가격이 30억이다.


30년을 넘게 일해도 내수중에 30 억이 없어서.

아무래도 그게 날 우울하게 만드는 것 같다.


살고 싶은 곳은 4/2/1 이니까.


난 나이를 똥구녕으로 먹는 건가

아무리 나이가 먹어도,

체념할 만 한대도

꿈을 못 버리겠다.


난 지구에 행복을 만들어 내러 이번 생을 왔으니까.

30년 동안 일하며 살람을 살려내면서 업보를 다 채웠으니,

이제부터는 행복해져야 할 시간이고

그래서 행복하려고

노력하는데……

고생하고 좌절했던 과거의 기억이 자꾸 떠올랐다.


다시 만들어 가자…

행복한 기억으로…

다시 새겨보자.


미친 빗속을 뚫고

공부를 하고 왔다.

무사히 집에 왔다

얼마나 다행인가…

다행이다. 정말


힘내보자

이제 행복한 기억으로 만들기 위해.

상상이 답이니까.

미래와 현재와 과거는 이어져 있으니까

이하영작가말대로 미래에서 현재인 나를 보는 거다.

그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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