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단감
요즘 우리 소리를 위해 단감을 사다 놓고
매일 조금씩 먹이고 있다.
사각사각 소리가 나고 시원하고 살짝 단맛이 나는
단감만 먹는다.
치아가 좋았을 땐 당근을 그렇게 잘 먹었는데 요즘은 잘 못 씹는다. 그래서 단감 계절이 오자 사다 먹다가 주어봤더니 꽤 잘 받아먹어서 신이 났었다.
너무 많이 주면 안 되니까 1/4 정도만 하루에 주는데
변비도 안 생기고 좋은 것 같다.
구글이나 네이버를 찾아보니
비타민 A, C, E를 함유하고 있고, 풍부한 식이섬유, 그리고 변비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해서 껍질과 씨는 빼고 속살만 작게 잘라서 소량 주면 된다고 한다.
아이를 데리고 슈퍼에 갔다.
프램을 끌고 가면 강아지 유모차인지 아기 유모차인지 구분을 잘 못하는 듯하다.
시장을 얼른 보고 아이의 치킨과 단감을 얼른 사서 차 근처로 왔다. 소리는 내가 얼른 빠르게 쇼핑을 하는 동안 조용히 앉거나 누워서 밖을 구경을 한다.
짖거나 움직이지도 않는다. 신기하게 말이다.
집에 와서 얼른 단감을 깎는다.
단감을 깎고 있으면 벌써부터 와서 기다린다.
먹겠다고 기다리는 소리를 보면 살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 같아 가슴이 벅차다.
먹고 싶은 건 요즘 다 사준다.
하나하나씩 먹여주는 걸 좋아해서 얇게 잘라서
하나하나 먹여준다.
먹여주면 사랑받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 같다.
먹으면서도 행복해하는 걸 보면 나도 행복해진다.
요즘은 밥도 먹여달라고 한다.
우리만의 소소한 행복한 시간…
또다시 침대밑으로 들어간 듯하더니
어느새 책상 밑에서 자고 있다.
내 근처에 와서 자는 거다.
히터를 틀어주고 방안 온도를 좀 맞추어 준다.
추워서 다리가 저리지 않도록
함께 있을 때라도 최선을 다해 주고 싶다.
어젯밤엔 우리 둘은 롤러 코스트를 탔었다.
밤이 되면 찾아오는 숨찬 시간들이
소리도 나도 새벽까지 깨어 있었다.
밤새 뒤척이는 아이를 보고 마사지라도 해주다 보면 잠을 못 자는 건 일도 아니니까
오늘 우리 둘 다 잘 잤으면 좋겠다.
아무 일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