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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월애 Nov 02. 2023

생각하지 않는 생각의 시간

카톡이 없는 삶, 혼자인 삶


카톡이 조용하다 요즘

오후 11:49분이어도

웬만하면 하루종일 전화기를 만지지 않았다.

카톡도 확인 하지 않았고

조용하다.

이 느낌이 얼마나 평온한지 모른다.


애써 사람들과 연락하지 않고

조용히 나를 위해서만 보내는 시간.


쉬는 날은

집에서 가만히 있던가,

책을 읽고,

최소한의 외출만 하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카톡은 거의 오지도 않고

조용하다.

나이가 드니 조용한 것이 더 좋다.


반드시 해야 하는 공부

반드시 가야 하는 수업

반드시 만나야 하는 약속이 아니면

집안에 마당에 있거나

거실에 앉아 있다.

방은 잠만 자러 간다.


집이 마치

스님이 사는 절인 것처럼

음악도 없고

대화도 없이

고요하게만 있으면

나뭇잎이 떨어지는 소리,

새가 지저귀는 소리,

바람이 부는 소리,

나무가 흔들리는 소리,

파리가 나는 소리,

매미 소리 등이 들린다.


가끔

이런 시간이 필요하다.

전화기도 쳐다보지 않고

시계도 보지 않고

무언가에 한 가지만 집중하면서

생각을 멈추는 시간을 가진다.


내가 살고 있는

남쪽 나라의 끝의 어느 곳의

어느 작은 집의 한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는

내가

아주 멀리서

보인다.


먼지 같은 작은 존재이지만

또한 우주 같은 존재임을 자각하면서

all is one, one is all…

이라고 생각하면서…

가만히 앉아 있다.


수없이 지나갔던 인연들과

생로병사들

고통들

기쁨들…

앞으로 경험할 고통들

그리고 인생들…


무엇이든 선물 일수도

경험일 수도

운명일 수도

있음을…

지구에 태어나 모든 경험을 느끼면서 살고 있는 것이

축복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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