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은 더 있고 싶어 할 텐데
요즘 주변에서 자주 듣는 말이 있다.
“1년 정도 살면 애들이 한국 안 가고 싶어 한다던데~”
나도 처음엔 그 말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정말 우리가 한국에 돌아가고 싶을까?
아니면 아이들이 여기서 더 살고 싶어 할까?
생각이 많았던 나는 지인들에게 묻기도 하고,
아이들과 신랑과도 여러 번 대화를 나눴다.
아이들은 한국도 좋고, 캐나다도 좋다고 했다.
둘 다 좋다고 말하는 모습이 순수하고 단단해 보여서 마음이 놓였다.
신랑은 일할 수 있는 여건만 된다면 여기서 살아도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한국에서 일하는 게 낫다고 했다.
결국 결정을 내린 건 나였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아마도 내 성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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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편안함보다 편리함을 더 사랑하는 사람이다.
편안함은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지만,
편리함은 내가 바꿀 수 없는 사회적 시스템에서 오니까.
의료 서비스, 행정 처리, 심지어 샛별배송 같은 작은 편리함까지…
그런 것들이 모여 나의 일상을 지탱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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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월세보다 자가를 선호하는 사람이다.
극강의 집순이인 나는 집에서 가구를 옮기고, 꾸미고, 정리하는 게 가장 큰 즐거움이다.
하지만 여기는 남의 집이라, 살림을 늘리지 않으려고 신경을 쓰며 살았다.
테이크오버로 받은 가구들은 제각각이고, 예쁘다기보다 그냥 실용적인 집일 뿐이었다.
꾸밀 수는 있겠지만, 내 집에서 못도 박고, 원상복구 걱정 없이 마음껏 시도하며 지내는 것과는 다르다.
내 집에서 마음껏 살아가는 그 편안함을 포기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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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영어보다 한국어가 편한 사람이다.
언어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고,
그 부족함에서 오는 불편함은 생각보다 크다.
길을 걷다 가게에 들어가는 것도,
궁금한 걸 바로 물어보고 시원한 대답을 듣는 것도 쉽지 않았다.
대충 넘어가면 되지만, 나는 작은 단어 하나에도 끝까지 집착하는 성격이다.
그런 나에게 영어는 갈증을 해소하기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그 과정은 늘 답답함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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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를 하나하나 따지자면 많지만,
결국 결론은 단순하다.
나는 어디에서 살고 싶은가,
우리 가족은 어디에서 가장 행복할 수 있는가.
그 답은 한국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캐나다 1년살이를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기고 마무리하려 한다.
돌아가서도 이 시간을 곱씹으며
분명 더 단단해진 우리 가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