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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월의햇살 Oct 11. 2024

매주 토요일 나는 공을 찬다.

풋살을 하면서

2021년 8월의 어느 날, 당시 고교 동창이던 친구와 이야기를 하던 중, 사람을 모아서 공을 한번 차자라는 의견이 나왔었다. 나는 대학 시절 내내 농구를 했었고, 축구와는 큰 인연이 없던 사람이었다. 보통 내 또래 남자아이들은 축구를 먼저 접하고, 운동을 조금 할 줄 아는 친구들은 축구를 하면서 보낸다. 나는 청소년기에 운동을 못하는 축이었고, 축구를 하는 시간에는 운동장 한켠에 앉아 있거나, 응원하던 편이었다. 


그런 나에게 축구라니, 정확히 말하면 풋살이다. 풋살과 축구는 완전히 다른 스포츠이다. 나는 몰랐었다. 공을 차는 스포츠니 같은 것인줄 알았는데, 플레이를 하게 되니 완전히 다른 스포츠인 것을 알게 되었다. 다행인 것은 대학 시절 열심히 했던 농구의 경험이 풋살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움직임부터 전술적인 부분은 농구와 결을 같이 하는 부분이 많다. 


2021년 여름부터 시작했던 풋살은, 2023년 운영하던 식당이 어려워져서 잠시 쉬었던 기간을 제외하고는 계속해서 이어져 오고 있다. 처음에는 토요일 아침이라는 시간대에 모이는 인원이 적어서, 경기를 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현재는 20명이 넘는 인원들이 참가하는 꽤 큰 규모의 풋살팀으로 성장했다. 이렇게 팀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기쁜데, 나의 플레이 역시도 꾸준히 한 덕에 조금씩 성장해왔다. 그 사이에 체력이 좋아진 것은 덤이다. 그리고 풋살을 하게 된 이후, 나는 결혼까지 하였으니 이 모든게 풋살 덕분인 듯하다. 무슨 상관관계냐고 물으신다면, 그냥 그렇다고 하자.


토요일 아침의 풋살은 좋은 점이 너무나 많다. 


첫번째, 시간 활용에 좋다. 대부분의 인원들이 유부남인 우리 멤버 구성 상, 육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시간이 토요일 새벽(하절기는 06시 시작, 동절기는 07시 시작)은 그들이 오롯이 자유롭게 뛰어 놀 수 있는 시간이다.


두번째, 건강에 좋다. 풋살이라는 스포츠는 다른 구기종목에 비해 부상의 위험이 현저히 적다. 농구와 축구만 하더라도 기본적인 발목, 무릎, 손가락 부상 등 크고 작은 부상에 노출되어 있는 데 반해, 풋살이라는 스포츠는 상대적으로 부상의 빈도가 적다. 


세번째, 재밌다. 성인 남성들이 모여서 이렇게 하하호호 웃으며 놀 수 있는 공간이 있을까? 술을 마시지 않는 나에게 일주일에 두시간 주어진 이 시간은 정말로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재미와 흥분을 가져다 준다.



나는 계속해서 공을 찰 것이다. 토요일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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