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월의햇살 Oct 22. 2024

그 시절 박지성을 추억하며

2024년 10월 넥슨 아이콘 매치를 보고

나는 스포츠를 좋아한다. 조금 특이한게, 스포츠를 보는 것보다 플레이 하는 것에 더 중점을 두는 편이다. 어린 시절이었던 청소년기부터 30대 초반까지는 농구를 많이 했다. 만화 슬램덩크 세대이기에 그 만화와 함께 청춘을 불태웠던 기억이 있다. 대학 시절에는 농구동아리를 직접 만들어 운영하고 대회에 참가하였던 기억이 소중하게 남아있다. 

그런 나에게 대학시절(2004년에서 2010년대 초반) 기억나는 장면들 중 하나는, 친구들과 함께 모인 밤이면 박지성이 출전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를 보던 기억이 있다. 축구를 잘 알지 못하던 나에게도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는 뇌리에 각인되어 있었고, 그 토너먼트의 주축이었던 박지성이 영국의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이후 보여주었던 성취는 대단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해외축구의 아버지, 해버지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박지성의 '진가'는 내가 축구를 직접 플레이하면서 더욱 알게되었다. 축구라는 스포츠는 11명이 한팀으로 구성되어 뛰는 경기이다. 그런 스포츠에서 2팀이 경쟁하여 더 많은 골을 넣는 쪽이 승리를 가져간다. 그리고 그 승리를 많이 가져가는 팀이 리그에서 우승하고 토너먼트에서 우승하는 것이 축구이다. 룰은 간단하다. 오프사이드 정도의 민감한 룰 정도만 알면 나머지는 어렵지 않다. 선 밖으로 나가면 다시 하고, 골대 근처에서 파울을 얻거나 하면 페널티킥을 찬다. 그리고 각 포지션이 있어 그 포지션에 필요한 롤플레이가 주어진다.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당시 세계 최고 수준의 팀에서 맡은 역할은 '감독의 작전'을 수행하는 키맨 중 한명이었다. 지금도 최고의 감독으로 평가받는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을 중용했다. 중요한 경기에서 큰 역할을 해주었고, 상대방의 핵심 멤버들을 묶는데 사용하였다. 박지성이 활약하던 당시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당시 세계최강을 자랑하던 스페인 국가대표팀이 즐비하던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를 부술수 있는 팀이었다. 왜 그럴 수 있었는지, 이번 넥슨 아이콘 매치를 보면서 조금은 알 수 있을것 같았다. 이번 넥슨 아이콘 매치에서는 당시 박지성의 팀 동료였던 반데르사르, 테베즈, 비디치, 퍼디난드 등이 함께 했다. 10여년이 지났지만, 함께 울고 웃고 훈련받고 긴 시간을 뛰었던 그들의 끈끈함이 느껴졌다. 물론 그들이 그냥 팀이 아니라, 우승을 하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의 수퍼팀이었기에 더욱 그럴테지.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면, 박지성의 역할은 그의 주 포지션이었던 공격수(윙)로서의 골게터로서 보다 더 많은 것을 수행하였다. 메시나 피를로를 밀착 마크할 수 있으면서도,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어야 했고, 역습 상황에서는 호날두, 루니와 함께 뛰면서 상대 수비 진영을 흔들 수 있어야 하는 체력과 스피드를 함께 가져야 했다. 그의 무릎은 고질적인 부상으로 아팠으나, 그는 참고 플레이해야 하는 순간이 많았을 것이다. 85년생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아직도 플레이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의 자기관리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박지성은 아마 힘들거나 아픈 순간에도 팀을 위해 뛰는 결정을 한 편이 더 많았을거라고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내가 골을 넣지 않아도, 우리팀이 승리하는 것을 만들 수 있는 공격수, 우리 편의 수비력 강화를 위해 내가 더 뛰어서 수비력을 강화해줄 수 있는 공격수가 바로 박지성이었다. 그의 역할은 국가대표 경기에서도 주장으로서 헌신하고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던 사람이었다. 축구는 그런 스포츠라서 매력이 있다. 좋은 사람이, 잘 할 수 있는 스포츠, 그리고 그런 사람이 인정받을 수 있는 낭만이 있는 스포츠이기에 축구는 재미있다. 

 

박지성이 뛰었던 교토 퍼플상가의 구단주였던 이나모리 가즈오는 박지성이 훗날 다시 돌아온다면 절름발이가 되어도 받아주겠다는 약조를 하였다. 최초로 그 팀에게 우승을 안겨다 준 박지성이 고마웠기에 그런 약속을 하였겠지만, 그가 보여주었던 헌신과 스포츠맨십을 평생 경영을 하며 살았던 '경영의 신'에게 감동을 준 것이 아닐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