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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NA PINK May 06. 2022

진짜 할 사람

오늘도 망설이는 당신에게




# 흔한 푸념

" 뭘 배워야 될꺼 같은데, 요즘 괜찮은 거 있어? "

" 인생이 무료해.. 취미로 할꺼 없을까? "

가끔 만나는 친구들이나 안부차 전화한 통화에서 자주 듣는 단골 맨트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

" 내가 기가막힌 사업 아이디어가 있는데 (...) 어떨까? "

" 아... 이놈의 회사 내가 퇴사한다 진짜 "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몇 달이 지나고 몇 년이 지나도 같은 사람이 같은 말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취미를 고민하는 친구에게는 일상이 무료하지 않게 여러가지 방법으로 취미를 권합니다. 가장 빠르고 손쉽게는 독서도 있고, 돈 들여 배울수 있는 취미로는 PT, 요가, 수영 등을 권합니다. 마지막으로 요즘 배운다는 의지만 있으면 유튜브로 독학도 할 수 있다 라고 덧붙입니다. 그런데 그들의 반응이 어딘가 시큰둥 합니다.


입사부터 10년째 '나는 퇴사할꺼야'를 입에 달고 다니지만, 정작 그렇게 말한 사람이 가장 마지막까지 회사에 남는다는 것은 직장인들 사이 정설이 된지 오래 입니다. 시작만 하면 떼 돈 벌 것 같은 사업 아이템을 가졌다는 그 동료도 아이템만 바꼈을 뿐이지 여전히 새로운 사업 아이템 발굴에 몰두 합니다.     




# 진짜 할 사람

반면, 요즘 조용하던 친구가 불쑥 단톡방에 자신의 근황을 전합니다. ' 나 필라테스 강사 준비해 ' 항공사를 다니던 친구가 전업주부로 8년을 지내다가 필라테스 학원을 취미로 1년 넘게 다닌 다는 것은 알았지만, 강사를 준비하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나 못지 않게 돌처럼 굳은 몸이었던 친구가 엄청 유연해 졌다는 후기, 필라테스든 요가든 운동을 적극적으로 권하던 카페에서의 친구의 모습이 오버랩 된 순간이었습니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이 점심을 먹다 문득 후배가 이야기합니다 ' 과장님 저 이번달 까지 합니다 ' ' 어?? ' 갑작스러운 후배의 퇴사 소식에 뒤통수를 맞는 기분입니다. 너만 탈출하냐 나도 데려가야지 하며 괴씸함과, 배신감, 부러움의 표현도 잠시. ' 그래서 어딜가는데? ' 라고 물어 보자, 후배가 그동안 쌓아 두었던 자신의 이야기를 봇물 터지듯 합니다. 회사 직무가 맞지 않았다는 이야기, 그래서 꾸준히 토익과 다른 준비를 해두었고, 결국 원하던 공기업에 합격 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길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자신의 운명의 키를 돌리기 위해 혼자 고군분투하며 말없이 준비 했을 그 친구의 노력이 대견합니다.   




# 차이는 종이 한장

진짜 할 사람에게는 남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 이거 맞나? ' 라고 물어 볼 필요가 없습니다. 그들은 남이 뭐라고 말하건 상관없는 본인만의 의지가 이미 장착 되어 있거든요. 또는 어짜피 말해도 본인이 원하는 대답은 듣지 못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10명중 8명은 ' 니가 말하는 것도 맞지만... ' 으로 시작하는 ' 실패의 위험성 ' 에 대한 말을 꼭 덧 붙입니다. 나를 아끼는 마음과 자신도 경험해 보지 못한일에 대한 설익은 충고의 무게를 덜기  위해서 입니다. 그런데 도전과 실패는 하나의 동전과 같습니다. 그걸 알고도 우리는 도전을 감행 합니다. 굳이 알고 있는 위험성을 남에게 재차 확인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어짜피 안할 사람들은 자꾸 남의 의견을 묻습니다. ' 이거 맞을까요? ' 라고 원하는 답이 나올때까지 물어봅니다. 또는 ' 그래 맞아 ' 라는 원하는 답이 나왔다고 해도, ' 딱 한명한테만 더 물어 보자! ' 하며 자꾸 남의 입에서 자신의 답을 들으려고 합니다. 결국 물어만 보다 제 풀에 지쳐 끝내게 됩니다.  

남에게 자신이 뭘 해야할지? 또는 자신이 생각하는게 괜찮을지? 를 물어 보는 사람은 실제로도 할 마음이 별로 없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진짜 하고 싶은게 생기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시작하게 됩니다. 내 의견에 동의해 줄 사람을 찾아 다니는 그 시간도 아깝거든요. 진짜 할 사람은 남에게 물어 보는 대신 자신에게 물어 봅니다.


' 할 수 있겠냐? 정말 그 길이겠어? '

' 그래. 내가 그렇다면, 맞는거지. 가보자~! '

라고 할 줄 압니다. 진짜 할 사람이면 말이죠.  


만약 주변에 친한친구가 ' 나 그동안 유튜브 했어. 근데 완전 망했다 ' 라고 말한다면, ' 야~ 너 왜 안알려줬어? 그럼 내가 구독 했을텐데, 서운하다 ' 이런말 대신.   

' 대단한데~! 해봤다는게 어디야~ 너는 이미 남들하고 달라. 돈주고도 못사게 경험인데,  잘 안되서 서운하긴 하지만, 다음엔 더 잘 할 수 있을꺼야. 내가 응원해 '라고 말해 주세요.

누구의 응원이나 동의도 필요하지 않았던 친구의 간절한 도전에 박수를 보내고, 그리고 실패의 횟수만큼 자존감에 상처 입었을 친구를 응원해 주세요.



그러니 우리 묻지말고, 합시다.

우리는 진짜 할 사람들 이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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