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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 중의 풍경 11

by 육당탕탕

벌써 1년이다.

세상이 무너지고

세차게 치는 파도에

이리저리 휩쓸려

둥둥 떠다니던 시간들이.


되돌아보면 모든 게 새롭기도, 어렵기도 한 1년이었다.

하루하루 끝없이 밀려오는 걱정들 틈에

어찌할지 몰라 순간순간 숨 쉬는 것도 버거워할 때도,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 것들에 감사해

작은 것 하나하나에 눈물 글썽이던 순간들도.


이 감정들 모두 나 스스로 만들어낸 천국과 지옥일 뿐.

그런 관점에서 바라본 지금의 내 삶은

어쩌면 이전과 크게 다를 게 없는 삶일지도 모른다.

세상 그 무엇도 좋고 나쁨은 없다.

내 마음속에서 좋고 나쁨을 분별할 뿐.


그런 삶의 순간들 속에서 분별을 내려놓는 방법은

'인간은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는

그 사실을 인지하는 것뿐인 듯한다.

어떠한 일들이 발생했을 때 저항하고 거부할수록

결국 고통받는 건 나 자신이다.

지금까지의 시간들에서 내가 얻은 교훈은

결국 현실에 순응하고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은

현재 모든 순간에 감사하는 방법뿐이라는 것이다.

감사하는 마음은 어떠한 순간에도 발견할 수 있다.


내가 누리고 가지고 있던 것들은

나를 대변하지 않는다.

내 이름도, 내 직업도, 내가 가진 그 어떤 것도

내가 아니다.

그저 내 곁에 잠시 머문,

스쳐가는 인연들인 것들이다.

그렇게 잠시나마 내 곁에 머무는

모든 순간들에 감사해야 한다.

그렇게 하루하루 더욱더 많은 것들에

감사하며 지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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