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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하는 것에 관하여

「에세」 75

by 루너

이번 글의 제목은 '거짓말하는 것에 관하여'지만, 거짓말이 중심 소재는 아니다. 그보다는 차라리 '에세를 쓰는 것에 관하여' 정도가 더 포괄적인 제목이다.


몽테뉴는 자신이 하는 작업, 즉 「에세」를 쓰는 일이 세간에서 낮게 평가되리라 생각한 듯하다. 그래서 자신의 글은 대중에게 유익한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유익한 것이라 강조한다. 특히 공부가 되는 글쓰기를 강조한다. "타인을 위해 나를 그리다 보니, 내가 원래 갖고 있던 색깔보다 더 선명한 색깔로 나를 채색했다. 내가 책을 만든 만큼 책이 나를 만들었다. 나는 책을 만들기 위해 공부한 게 아니라 책을 만들었기 때문에 얼마간 공부를 한 것이다." 이 말은 몽테뉴의 사담이기는 하나 자아성찰이 부족한 현대인에게 공부법을 조언하는 대목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자신을 위해 쓰는 것을 남들이 읽는다고 해서 거짓말을 넣는다면 어떻게 될까? 사실 요즘 시대에 거짓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사소한 일이다. "오늘날 우리의 진실이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 아니라, 남이 잘 믿어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거짓말을 보탠 성찰은 아무런 의미도 없을 것이다. "말이 우리를 속이면, 말로 인해 우리 사이의 모든 교류는 끊어지고, 우리 사회의 모든 관계가 와해된다." 그렇다면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은 몸과 영혼의 관계를 끊는 것과 매한가지일 것이다. 이전 글에서도 반복되는 주제지만, 영광에 눈이 멀어 진실을 꾸민다면 오히려 초라하기 짝이 없는 진실보다 못한 결과물이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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