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당신처럼 잠을 즐깁니다

by 러너인

"잠을 아주 좋아합니다. 그런 제가 새벽형 인간이 된 지 5년째입니다. 이유는 단 하나, 삶을 허투루 살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 호프맨 작가님 블로그 글 중 -

나도 잠을 무척 좋아한다. 화요일은 저녁 러닝 훈련으로 조금 늦게 일어나도 되는 날. 더 자고 싶은 욕망을 채울 수 있는 날이다. 6시 알람을 맞추고 눈을 떴다.

우연히 블로그 이웃 호프맨 작가님의 오늘 글을 읽었다. 첫 문장 "잠을 아주 좋아합니다". 딱 내 이야기다. 그의 말이 가슴에 닿았다. "잠자고 싶은 욕망을 새벽의 습관으로 바꾸면 반드시 결실이 맺힌다."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에 글을 쓰고, 책 세 권 출간, 공모전 당선, 블로그 이웃 4,000명, 내년 출간 원고 2편까지 준비한 60을 앞둔 그의 성취… 그의 성장은 어디에서 왔을지 호기심이 생겼다.

그 비결은 꾸준한 독서와 강의, 그리고 매일 새벽 2시간의 ‘나를 위해 계획된 목적 있는 시간’. 나에게 없는 것이 보였다.

꾸준한 독서와 좋은 강의 등 인풋이 부족하다. 새벽을 쪼개서 운동을 한다는 이유로 일상을 바라보는 시선 만으로 매일의 글쓰기를 해내고 있음을 느낀다.

병렬독서과 인문학 강의를 꾸준히 듣는 습관이 필요하다. 열심히 살려고 애쓰지만 새벽 2시간을 그처럼 알차게 쓰지는 못하고 있다. 달리기를 만나고 글을 쓰기 시작한 나의 5년도 누군가에겐 갓생이지만, 책 한 권에 만족하고 머리에 든 것 없이 무언가를 자꾸 쓰기만 하는 것은 공허하니까.

운동을 포기할 순 없다. 그의 글에는 나의 루틴인 달리기 같은 운동 이야기는 없다. 달리기의 유일한 문제는 시간이다. 특히 마라톤을 대비하려면 절대시간이 필요하다.

매일 글을 쓰기 위해 월수금은 딱 30분 안에 모든 운동을 마친다. 집에서 나와 4.5km를 뛰고, 화장실 다녀와서 팔 굽혀 펴기 40개를 하고 들어오는 시간까지 합쳐서 30분이다.

곧 달리기를 만난 지 5년이 된다. 삶이 바뀌었지만 나는 아직 배가 고프다. 반짝이는 글의 감각만으로 보기 좋은 위로의 글만 쓰는 작가가 아닌 진짜 작가이고 싶다.

새롭게 배우고 싶고, 더 많이 달리고 좋은 분들과 더 깊이 소통하고 싶다. 좋은 책도 읽고 더 좋은 책을 내고 싶다.

회사에서도 부서이동으로 새로운 업무를 맡았다. 도전의 시간이다. 첫 책으로 끝날 것인가 계속 책을 내는 작가가 될 것인가.

즐겁게 달리기만 하는 인간이 될 것인가, 삶을 완전히 바꾸기 위해 달리는 사람이 될 것인가. 선택의 시간이다.

감성팔이 글로 만족할지, 내용 있는 콘텐츠로 감동과 지식을 선물할지, 매일 오운완으로 만족할지, 달리기로 삶을 바꿀지, 매일 글쓰기에 만족할지 글쓰기로 삶을 바꿀지, 매일 책 읽기로 만족할지 책 읽기로 삶을 변화시킬지 모든 게 도전이다.

달리고 쓰기 전엔 무언가를 꾸준히 해내는 잘난 사람들을 보면 '그래서 뭐?'라는 냉소적인 생각을 하고 애써 가치를 폄하하고 어떤 배움도 갖지 않으려는 작은 인간이었다.

이제는 달라졌다. 나에게 없는 빛나는 것이 있으면 감탄하며 바라본다. 그처럼 성장하고 싶다. 잠자고 싶은 욕망을 새벽의 습관으로 바꾸고 싶다. 나를 잡아끄는 욕망들을 하나씩 붙잡아 성장의 동력으로 쓰고 싶다.

100일간 매일 글쓰기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5년 간 매일 글을 쓰고 눈부신 성취를 이루었다. 나는 지금 5km를 완주하려고 애쓰는데, 그는 100km 울트라마라톤 결승선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새벽에 누워서 그의 글을 읽다 벌떡 일어나 앉았다. 오늘 만난 첫 글이 그의 글이라 좋았다. 이 고생을 100일만 하고 그만두려던 내 앞에 에베레스트 같은 글 하나가 놓였다.

'잠을 무척 좋아합니다'로 시작한 그의 글에 더 잠을 즐기던 내가 깨어났다. 달리고 쓰면서 46년간 얼어붙은 동면의 삶에서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는 중이다.
실컷 부러워하고 부러워하자. 깊은 잠에서 깰 만큼.

나도 선포한다.
나도 나만의 갓생을 살 거라고.
나조차 부러워하는 그런 갓생을 살 거라고.
나도 당신만큼 잠을 무척 좋아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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