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청소한 거야?" 화장실 청소를 했다는 말이 무색하게 쏟아지던 아내의 톡과도 이젠 이별이라는 생각에 뛸 듯 기쁘다.
곰팡이가 지워졌다. 줄눈 사이를 솔로 박박 닦아도 안 지워지던 넘들. 뿌리자마자 5분 만에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화장실 청소를 아무리 해도 안 지워지던 지긋지긋한 곰팡이.
사건이 있었다. 락스를 뿌리고 꼼꼼히 닦아도 안돼서 포기하고 살았다. 주말에 달리고 와서 씻다가 귀찮아도 한 번에 화장실청소까지 끝내자는 생각에 청소까지 끝냈다.
'이제 집안일 끝!' 뿌듯하게 도서관으로 향하는데, 아내에게 톡이 온다. "시간 될 때 화장실 청소 좀 해. 바닥 더러워. 곰팡이 가득이야." 아니 방금 청소했는데. 얼마나 내가 박박 닦느라 땀을 삐질삐질 흘렸는데...
마음속 화가 곰팡이처럼 스멀스멀 올라왔다. 곰팡이 제거제를 찾기 시작했다. 지금 쓰는 다이소 제품으론 안될 것 같다. 광고글이 자꾸 올라온다. 속지 말자. 검색 또 검색. 누군가의 블로그 내돈내산 후기. 시원하게 지워진다는 말에, ‘어디 한 번 속아보자’는 심정으로 구매 버튼을 눌렀다.
제품을 받자마자 바닥에 뿌렸다. 5분 후에 물로 닦으면 된다고? 비포 애프터를 남기고 싶어 사진을 찍고 방에 와서 잠시 쉬다가 다시 가본다.
어? 진짜였다. 줄눈에 살고 있던 곰팡이들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허탈하다. 이렇게 간단한 일이었다니. 그간 뭐 하며 살았는지. 청소했는데 왜 그대로냐 하던 이야기들이 꿈만 같다.
달리기와 쓰기도 이 원리가 적용된다. 잘못된 방법으로 애쓰는 건 곰팡이를 비누로 닦는 것과 같다. 힘만 들고, 결과는 그대로다. 방법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모르면 배우고, 배웠다면 노력해야 나아질 수 있다.
내 삶의 곰팡이 제거제는 달리기와 쓰기다. 이 둘을 모르고 살 땐 , 자신을 원망하고 쓸데없는 힘을 빼고 방향을 잡지 못했다.
혼자 달릴 땐 장거리를 제대로 완주하는 법도 몰랐다. 러닝클래스를 다니며 체력을 기르고, 사람들과 함께 장거리 훈련을 하며 체계적으로 배우니 많이 성장했다.
혼자 쓸 땐 뭐가 문제인지도 몰랐다. 부끄러워도 공개적인 글을 쓰고 좋아요나 무관심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모자란 글이라도 꾸준히 써서 올리는 것이 첫걸음이었다.
내 삶의 곰팡이 제거제는 ‘제대로 배우는 것’이다.
헛된 시간을 쓰지 않게 해주는 지혜. 유사품이 아닌 오리지널.
나는 누군가에게 그런 오리지널이 되고 싶다.
내 글, 내 삶, 내 책이 누군가의 마음 곰팡이를 5분 만에 싹 지워주는 그런 마법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