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 난 취미로 하는 것에 성장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면 놓아버리게 돼. 수영도 러닝도 그래.
승우 : 난 운동 싫어하는데 러닝만 5년째야.
취미 : 계속 혼자 뛰었어?
승우 : 아니 혼자 2년 뛰고 클래스에서 배운 지 3년째야.
취미 : 러닝 수업을 3년이나 배운다고? 안 힘들어?
승우 : 매번 훈련 때마다 해낼 수 있을까 걱정되곤 해.
취미 : 그런데 왜 계속해?
승우 : 아마도... 좋아하는 거 같아.
취미 : 난 그냥 현상유지만 하고 싶어. 이상해.
세상은 왜 취미마저 성장을 요구할까?
승우 : 나도 달리기 전에 현상유지만 하자는 마음이었어. 45년이나. 불편하고 힘들면 무조건 피해 다녔지. 그런데 기회까지 피했더라.
취미 : 일도 힘든데 취미까지 성장해야 한다니 숨 막혀.
승우 : 일은 싫어도 해야 하고 취미는 싫으면 안 해도 되지.
취미 : 일은 돈 받고 하고 취미는 돈 주고 하고...
승우 : (웃음) 맞아. 나도 가끔 내가 왜 돈 주고 시간을 들여서 달리기를 배울까 생각해.
취미 : 그래. 그냥 나가서 뛰는 건데 배우긴 뭘 배우냐?
승우 : 딱 그 생각이 내가 혼자 뛸 때 하던 생각이야.
취미 : 근데 왜 배우기 시작했어?
승우 : 함께 뛰고 싶고 호기심? 제대로 뛰어보려고?
취미 : 넌 취미로 성장하고 싶었던 거야?
승우 : 응. 취미도 하다 보면 잘하고 싶잖아.
세상이 강요했다기보단 난 성취감이 좋았어.
취미 : 일도 짜증 나는데 취미까지 스트레스 받아야 해?
승우 : 난 달리고 글쓰기가 취미야. 하지만 매번 즐겁진 않아. 잘 안될 때도 있지. 꾸준히 하는 게 훈련이야.
취미 : 왜 취미를 훈련까지 해야 해?
승우 : 네가 말하는 취미는 그냥 fun이지만, 난 러닝에서 취미를 넘는 뭔가를 느껴.
취미 : 그게 뭔데?
승우 : 나를 뾰족하게 다듬고 나답게 사는 훈련.
취미 : 무슨 소리야?
승우 : 달리기는 힘들어. 즐겁기만 한 취미가 아니야. 고통을 피하는 건 본성이지만, 달리는 인간은 힘든 걸 즐기는 법을 알게 돼..
취미 : 너무 힘들어. 난 내 페이스에 맞게 혼자 뛸 거야.
승우 : 힘들어도 적당한 목표를 세우고 사람들과 함께 노력해서 조금씩 나아지는 내가 좋아. 매 훈련을 이겨낼수록 나를 믿는 힘도 커지는 것 같아
취미 : 취미로 자신을 증명하는 거야? 빠름으로?
승우 : 아니. 힘들고 불편함을 견디는 연습을 취미로 하는 거야. 취미로 성장하는 연습.
취미 : 그럼 뭐가 나아지는데?
승우 : 도전하는 삶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는 것?
취미 : 그냥 잘 뛰는 사람들끼리 뛰라 해. 난 수업 안나갈래.
승우 : 난 그래도 수업에 나갈 거야. 혼자선 절대 안 할 장거리 훈련. 빠른 속도의 인터벌 훈련, 진심을 다해 이 더운 여름에도 뛰는 동료러너들, 함께 할 때 어려운 목표도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 피하고 싶은 언덕 질주. 취미에서 삶을 바꿀 용기를 얻어. 두렵지만 해보는 연습.
취미 : 난 현상유지만 하고 싶어. 취미는 그냥 취미야.
승우 : 난 달라. 취미로 성장하고 싶어. 달리고 쓰면서 새로운 나를 계속 찾고 싶어. 난 나를 위해 계속 배울 거야.
러닝클래스 6-7월 두 달간 수업이 끝났다.
주 3일을 클래스에 나간다는 건 진심이란 이야기도 되지만, 루틴을 지키고 나로 살기 위한 수련이기도 하다.
내게 글쓰기와 달리기는 화랑도와 같다.
몸은 고통보다 땀을 기억한다.
임전무퇴 정신으로 오늘도 클래스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