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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단뱀클럽 Mar 17. 2020

언제까지 떨어질까요

글세요. 오르고 내리는건 중요하지 않아요

우리는 시장이 오르내린다는 사실을 잘 안다. 문제는 그 타이밍을 맞추는 게 어렵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차트를 보면서 “아 ㅅㅂ 이때 샀어야 했는데”라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또 공포에 사서 희망에 팔라는 격언 역시 말이 쉬울 뿐이다. 그러한 공포를 객관화하기도 어렵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전 세계 주가가 폭락을 맞이했다. 두 달 전만 해도 이번 사태가 우상향하는 마켓 그래프에 큰 방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시선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에 바이러스가 퍼지고 우리나라와 유럽이 뚫리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그런데도 개인들은 공포에 사야 한다는 주식 격언을 계속 떠올리면서 연일 매수를 누르고 있다. 외국인의 공세에 맞이하여 개미들의 엄청난 매수는 ‘동학 개미운동’이라고도 불린다. 매일같이 제2의 IMF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오늘만을 기다린듯해 보인다. 하지만 이게 바닥이 아니라면? 지금이 하락 초입부라면?


대부분의 사람은 질병이 위험하고,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현재까지 이를 반영한 시장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얼마나 더 떨어질지 알 수 없으며, 더 큰 손해를 피하려고 매도 포지션을 취해야 한다고 쉽게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로 매도를 한다는 것은 반드시 옳다고 볼 수는 없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비관의 정도를 나타낸다. 그러나 비관적 관점이 실제로 적정한지 아닌지 알 방법은 없다. 현재 시장은 비이성적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구글이나 아마존 주식은 예외 없이 전체 시장과 함께 폭락 중이다. 실제로 이들은 대면 고객들에 의존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번 사태가 E커머스와 배송수요를 증가시키고 있음에도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금 역시 대표적인 안전자산임에 불과하고 주가와 함께 연일 하락세에 동참하고 있다. 부동산도 유동성의 방향을 잃으면서 하락 국면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안전자산이라고 불리는 채권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사람들이 미국 국채로 몰려들었고 채권 수익률은 1.1%까지 떨어졌다. S&P500은 그동안 2%의 배당 수익률과 6%의 수익률을 선사했다. 그런데 10년간 1%의 수익률을 보장한다면 대체 누가 사겠는가.


개미들은 연준과 정부가 제로금리를 실현해 경기후퇴를 막을 것이라고 시장은 예견했다. 그리고 오늘 사실이 됐다. 그러나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은 경제위기 상황일 때나 먹혀들어 간다. 제로금리인 상황에서 미국의 재정적자는 1조달러 수준에 육박한다. 더는 금리를 낮춰서 경기를 부양할 만한 총알이 미국 지갑에 없다는 소리다. 천문학적인 적자 때문에 재정정책으로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할 수 없다. 따라서 연준이나 정부가 경제적 악화와 싸울 수 있는 수단은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총체적 난국인 상황에서 어디가 경제의 바닥인지, 앞으로 주가가 얼마나 내려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러한 주가 전망 역시 아무런 근거가 없다. 표면적으로 보았을 때. 실물 경제의 악화, 여행객의 감소, 총 수요의 감소, 세계 공급망 체계의 타격 등 정량 경제 추측만이 가능하다.


이런 모든 것들은 투자자들의 심리상태에 달려있다. 사람들은 나쁜 소식이 들리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이는 매우 간단한 로직이다. 지난 몇 주간 이를 체험했기 때문에 개미들은 논리적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실제로는 나쁜 소식이 주가를 하락시키는 것이 아니다. ‘나쁜 소식이 투자자들의 심리를 자극하여 가격이 하락한다’는 개쩌는 헤지펀드 매니저 레이 달리오의 ‘신용주기 이론(Big Debt Cycle Theory)’에 근접하다. 투자심리가 너무 악화하여 있다면 나쁜 뉴스에 따른 하락버블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전망 대부분이 놓치고 있는 것이 ‘가격변동과 펀더멘탈 악화의 비례’다. 현명한 투자는 항상 주식의 가격과 그 주식의 가치를 비교하면서 이뤄진다. 더 떨어질지 고민하는 것보다 지금 주식의 가격이 적정한지 보는 것이 제대로 된 관점이라는 것이다. 펀더멘탈과 비교해 과대평가된 것인지 아니면 저렴한 것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기업의 현금흐름은 주가가 폭락했다고 해서 감소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번 폭락 이전에 S&P 500지수의 PER은 19배였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평균치보다 약 20% 높다. 따라서 이번 주식가격 폭락으로 인해 적정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분석은 신빙성이 있다.


게다가 코로나바이러스 역시 1918년의 스페인 독감이 아니다. 당시에는 5억명의 인구가 감염되었고 이는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다. 2~5000만명의 사람들이 죽었다. 매년 3만명에서 6만명의 미국인들은 계절성 독감으로 사망한다. 매우 끔찍한 일이지만 관리 불가의 영역은 아니다.


아쉬운 점은 우리나라 자산 회전율이 1년에 300%에 육박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투자자들의 귀가 얇다는 말이다. 레이달리오는 마켓에 나선 이후 단 4년을 제외하고 전부 수익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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