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와 소소한 감상
노둣돌을 놓아
징검징검 너에게로 가리
너 거기 오지도 가지도 않는 자리
애타게 만드는 그 자리
차리리 내가 건너갈 것이야
와서 무엇하리
라고 빙긋 하는 너에게
가서 무엇하리
라고 머뭇 하는 나에게
노둣돌을 놓는 것만이 살 길임을
끙끙 제 자리 도느니
속히 건너가 그리움도 놓아버려라
머뭇 풀어
빙긋 안어
<2015. 10. 12. By 김작가>
징검다리를 놓아 항상 주시하고 있던 상대방의 마음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아마도 세상에 짝사랑이라는 것을 하는 모든 이들의 고민은 사라질 것이다.
강변을 지나다 놓여있는 징검다리의 발견은 어릴 적 뛰어놀던 고향 강가를 떠올리게 한다.
한 여름이면 오빠는 동네 친구들과 깨를 벗고 큼직한 바위에 올라서 다이빙을 하기 일쑤였다. 나는 친구들과 그 옆에서 물 속을 쳐다보고 사금을 줍는다며 모래를 헤치기도 하고, 각종 물고기들을 찾아 헤매기도 하고, 징검다리를 놀이삼아 이리저리 왔다갔다거리며 놀았던 기억. 그러다 저녁무렵이면, 늦은 시간까지 첨벙첨벙 놀고 있는 오빠와 나를 찾아 데리러 나오셨던 엄마. 우리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주섬주섬 짐들을 챙겨 집으로 향해 일어섰던 추억이 있다.
짝사랑.
사람에게는 자신의 마음에 드는 그 누군가를 발견했을 때조차 선뜻 다가가지 못하는 '두려움'을 지니고 있는 듯 하다. 나 또한 그러했다.
내 마음을 쏟아 보이는 것 조차 자존심 상하는 일로 항상 꽁꽁 동여매고 내 마음을 숨긴 채 살아 온 듯 하다.
그래 인생에서 한번쯤은 징검다리를 놓고 사랑하는 그 누군가에게 팍팍 건너가 볼일이다. 비록 그 발걸음을 다시 되돌려야 하는 날이 올 지언정.
시도하지 못해 후회하는 것 보다는 앞으로 징검징검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건너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