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RUN RUN

「인간적인, 너무나도 인간적인」

#5. "100"으로 다가가기 < Jan 16. 2016 >

by 달리는김작가

세간의 화제작 <응답하라 1988>을 '마지막회'라 하기에 본방을 사수했다.


먼저, 평범한 외모의 등장인물들은 역시나 시작 하는 순간부터 내 마음을 한없이 편하게 해주었다. 얼굴을 과하게 꾸미지도 않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과 표정들. 허름하게 대충 입고 집안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는 상황들. 그 안에서 풍겨져나오는 지극히 일상적인 사건들과 인간적인 대응들. 그 편안함이 시청하는 내내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보다 더 중요한 건, 외양이 아니라 겉치레가 아니라 서로를 위하는 따뜻한 마음,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잔잔한 울림을 받아들이게 한다. 그러면서 다시 지금의 나를, 내 주변을 되돌아보게 한다.


"100" 으로 다가가기!


시청하는 내내, 등장인물들의 얼키고 설킨 이야기들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글썽였고, 보라의 결혼식 장면에서는 주르륵 흘러버린 눈물들을 옷소매로 연신 닦아야 했다. 그러다 문득, 얼마 전 절친과 나누었던 대화가 떠올랐다.


'사람들을 대할 때 100% 내 진심을 담아서 다가가고 있어?'

'사람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자신들에게 100%의 진심을 담은 누군가가 다가와주는 것이 아닐까?'

뭐, 이런 류의 대화였다.


많은 드라마, 영화, 소설들을 살펴보면, 인간관계를 설정할 때, 작가들은 어김없이 어리석을 정도의 순수함을 지닌 좌충우돌형 주인공들을 내세운다. 100% 순도를 지닌 주인공 말이다. 그들을 통해 우리에게, 바쁜 현대 사회에서 잊고 있었던, 아니 먹고 살기 힘들다며 잊고 있었을 우리의 본성을 떠올려 보게 한다. 그러면서,

'어디론가 너무 급히, 뭔가를 잃어버린 체 달리고 있는 거 아니야?'

'진짜 중요한 게 무엇인지 잊고 있는 거 아냐?'

라고, 우리에게 말을 건네고 있다.


"100" 으로 다가가기!


만약 우리가 저렇게, 자신의 전부를 다 내비치며 누군가에게 다가가고 있다 치자. 그렇다고 해서, 누가 그 사람에게 어리석다고 돌팔매질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설령, 그런 놀림의 말을 듣는다 해도, 그게 큰 상처로 가슴에 멍이 든 체 살아야한다고 해도 우리는, 어느 작가가 그랬듯이 누군가에게 30이나 40으로 다가가 '생존하는 삶'을 살기 보다 100으로 다가가 '존재하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응답하라 1988>이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받은 이유는, 아마도 <인간적인, 너무나도 인간적인> 존재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따뜻한 모습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오늘도 "100" 으로 그 누군가에게 온 마음을 다 까발리면서라도 다가가려 한다.

어리석다고, 너 그러다 가슴에 멍들 것이라고 누군가 충고하려든다면,


거기에 대한 내 응답은,

" I DON'T CARE!"

" I DON'T C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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