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당신을 위해 - 나의 세번째 시 이야기>
김영주
일어나라
내 몸은 피곤하겠으나
내 영혼은 이미 맑다
어디선가 가만가만 들리는 소리
어둠 속에서 눈을 감고 꼼지락,
이불에 둘러싸여
베개에 얼굴을 묻고 계속 엎드려있으니
내게 이리 부드러이 누군가가 속살거립니다
일어나라
왜 하늘이 둥근 줄 아느냐
내 너를 감싸고 있는 것이니
내 너를 안아주고 있는 것이니
내 너를 보호하고 있는 것이니
내 안에서 마음껏 뛰거라
그렇게
가만히 엎드려 연신
흐르는 소리를 듣고 있으니
아아
나는 지금 꼭, 그러고보니
엄마뱃속에 있는 느낌입니다
엄마뱃속
우주뱃속
나는 그 안에서 꼼지락 꼼지락
다시 어린아기가 됩니다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 줄 아느냐
이제껏 늘 너만을 보아왔다
이제껏 늘 너만을 안아왔다
일어나라
너는 이미 힘이 충분하단다
너는 뭐든 할 수 있단다
꼭 엄마가 뱃속 어린아기에게 해주는 말 같습니다
나는 그 말에 부시시
일어납니다
내 영혼은, 이미 맑습니다
알람이 울립니다.
벌써 아침이 오려나 봅니다.
나는 일어나기 싫어서 가만 엎드려 베개를 끌어 얼굴을 묻고 미적미적.
그 때
어디선가 이런 소리가 내려옵니다.
일어나라
일어나라
아직 날이 밝지 않은 새벽이라 깜깜한 어둠 속 입니다.
차가워져가는 날씨인지라 해도 늦게 뜨니 저는 엄마 뱃속처럼 포근한 이불 안이 좋아서 꼼지락 꼼지락.
그렇게 일어나기 싫어서 꼼지락거리다 오히려 베개를 더 깊이 끌어당겨 얼굴을 파묻고선 가만히 엎드려있는데...
일어나라
일어나라
그리고선 이내 사랑한다는 소리가 이어지면서 엄마뱃속에 있는 듯 편안해지고 힘이 조금씩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감사의 마음으로 힘을 내서
그렇게 나는 부시시,
또 일어납니다.
#아침
#당신을보다나를봅니다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