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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기 Jul 13. 2023

물소리를 들으면 오줌이 마려운 이유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어릴 때부터 엄마가 쉬~하는 소리로 오줌을 누게 해서 학습이 된 것이라고 했다. 자칭 전문가들은 이래서 문제이다. 아는 것은 많지만 상상력이 너무도 부족하다. 그들은 아마 논문이나 교과서, 혹은 다른 전문가의 의견을 아무런 생각 없이 그대로 받아들였으리라.


오히려 인간은 원래 물소리를 들으면 오줌을 누게끔 되어있기에 엄마가 그 소리를 흉내 낸 것이라고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그럼 도대체 인간은 왜 물소리를 들으면 오줌을 누게끔 만들어졌나고? 아니, 이유야 뻔하지 않은가. 인간뿐 아니라 모든 동물들을 행동하게 하는 가장 강력한 이유 두 가지가 무엇인가? 바로 생존과 번식이다. 일단 살아남아야 번식도 할 것이니 생존이 제1 과제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러면 결국 생존을 위해 인간은 물소리를 들으면 오줌을 누게 되었다는 결론이 나온다. 에이,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워워. 조금만 더 들어주길 바란다. 인간의 경우 상대적으로 약한 육체를 타고났기에 포식자들의 위험을 피하려면 집단생활이 필수적이었다. 하지만 개체 수가 많아짐에 따라 인간 고유의 냄새도 진해진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그래서 인간들은 동물의 가죽으로 옷을 만들어 입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추위를 이기기 위한 목적도 있었으나 더 큰 이유는 체취를 지우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다른 문제가 또 있었다. 여성들의 경우 한 달에 한 번 출혈을 겪어야 했는데 이 피 냄새가 포식자들을 꼬이게 만들었다. 그런데 수십, 수백 명의 여성이 집단에 있다고 생각을 해보라. 한 달 내내 피비린내가 진동을 하면 그 집단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었겠는가? 그래서 인간은 집단생활을 하면서도 살아남기 위해 진화를 하게 된다. 그 결과 어느 정도 한 집단에서 생활하다 보면 집단 내 여성들의 생리 주기가 비슷해지게 된 것이다. 


진화의 결과는 여전히 유효해서 기숙사 생활 등을 이유로 집단생활을 하게 되면 함께 사는 사람들과 생리 주기가 비슷해진다. 요즘 시대에는 서로 생리대를 빌려주기 좋다는 것 말고는 별 장점이 없지만. 이제 감이 좀 오지 않는가? 오줌을 누는 것 역시 마찬가지이다. 개들이 산책을 할 때 무슨 냄새를 맡고 다니는가. 바로 다른 개들의 오줌 냄새다. 인간이 보기에는 이미 깨끗이 말랐고 별 냄새도 나지 않는데 후각이 발달한 개들은 끊임없이 킁킁댄다. 오줌 냄새가 피 냄새만큼이나 강력하고 오래간다는 증거 아니겠는가.


그래서 인간은 포식자들의 추격을 피하기 위해 한 장소에 다 같이 오줌을 누게 된 것이다. 우선은 집단 내에서 가장 오줌발이 센 인간이 오줌을 누기 시작한다. 쏴아아아. 우렁차고 시원한 그 소리에 다른 이들의 방광이 반응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하나, 둘 오줌을 누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결국 집단 전체가 볼일을 끝내게 되는 것이다. 아직 청각이 덜 발달했고 엄마의 품에 안겨 있는 아기에게는 특별히 입으로 쉬~~ 소리를 들려주기도 한 것이고. 


인간들이 가장 좋아하는 오줌 누는 장소는 따로 있었다. 바로 폭포 근처나 물이 세차게 흐르는 강가였다. 단체로 오줌을 눠도 금세 물에 씻겨 내려가기 때문에 냄새가 남을 일이 전혀 없었다. 포식자들을 의식하지 않고 가장 편하게 오줌을 눌 수 있는 장소인 것이다. 게다가 배출한 수분을 다시 보충할 수도 있었고. 인간이 물소리를 들으면 오줌이 마렵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이것인지도 모르겠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집단에는 다양한 인간들이 있었다. 개중에는 유독 소심하고 안전을 중시하는 이들도 있었고. 그들은 진짜 물가가 아니면 오줌을 누지 못했다. 오줌발 대왕의 강력한 물소리나 입으로 내는 쉬~ 소리는 소용이 없었다. 요즘도 물소리에는 별 반응이 없지만 샤워를 하다가 물줄기가 몸에 닿으면 오줌이 마렵다는 이들이 있다. 물가가 확실하다는 것을 촉각으로 확인한 뒤에야 방광이 움찔대던 안전제일주의자들의 후손일 확률이 높을 것이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이렇게 길게 하고 있냐면서 나는 물소리에도 별 반응이 없고 물이 몸에 닿아도 아무렇지 않다는 이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축하한다. 당신은 아무런 자극 없이도 집단에서 가장 먼저 오줌을 누던 오줌발 대왕의 후예임이 틀림없다. 


젊을 때는 안 그랬는데 나이가 들면서 유독 물소리에 오줌이 마려워진다는 이들도 있다. 전문가들은 과민성 방광이니 어쩌니 하지만 자연스러운 현상일 확률이 크다. 오줌발 대왕도 나이를 이길 수는 없는 법, 이제는 물소리를 듣거나 물이 몸에 닿았을 때 오줌을 누던 보통 인간 수준이 된 것이다. 


혹시나 해서 덧붙이지만 이 글은 약간의 진실에 상상을 보탠 것이다. 그러니 너무 믿으면 아니 아니 아니 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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