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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젠스넷 Sep 18. 2023

독감으로 끙끙 앓는 아들 1호

아들들을 향한 엄마 마음일기#1

어제  새벽, 아프다며 안방으로 들어오는 너.

본능적으로 이마부터 집어 본다.

뜨겁다.

히터 앞에서 자고 일어난 것 마냥 열감이 높았다.


서 있는 게 힘에 부친 지 소파에 누워버린다.

그리고는

거칠게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쉰다.


배가 아프다며 울기 시작한다.

갑자기 손발이 쥐가 나듯 손가락 발가락이 꼬인다.


내가 그랬다.

울음이 많았던 나는, 울음이 길어지면

입과 손이 돌아갔다.


아들의 손발이 뒤틀리는 걸 보고

유전인가 싶어 무서웠다.


신랑과 내가 미친 듯이 손발을 주무른다.

아들이,

"발목이 너무 아파요. "라며 운다.

뒤틀리는 발에 통증까지 온 생각이 들자마자

나와 신랑의 마음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나도 어릴 적에 경험했다.

쥐가 나듯 손이 뒤틀리면

꼭 강력한 힘이 내 손을 잡고 비트는 것처럼

아프고 내 힘으로도 제어가 안된다는 것을.


내 생각이 입 밖으로 나오기도 전에

신랑 입에서 먼저 튀어나왔다.

"응급차 부르자."


다행히도 집 근처에 119 센터가 있어

빠르게 구급차가 왔다.


신랑이 애를 업고 1층으로 내려가 구급차에 눕혔다.

간단히 설명을 듣는 신랑을 보고

나는 구급차에 올라타 아들옆에 앉았다.


새벽에 응급차는 이번까지 총 3번 타봤다.

3호를 출산하고 한 달도 체 안 돼 담낭통증으로 1번

3호가 열경기가 왔을 때 1번

그리고 이번 1번


탈 때마다 드는 거지만,

구급차를 탈 일이 제발 안 생겼으면 하는 생각.

구급대원들이 안 바빴으면 좋겠다는 생각.


노련한 구급대원 한분이 말하길

과호흡으로 인한 경련이라 했다.

그 말을 듣고 유전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구급대원의 설명에 따라 아들이 적극적으로

따라 한다. 다행히도 효과가 있었다.

아까,

배가 아팠던 것도 장 근육이 손발근육 뒤틀리듯

안에서 장기 근육이 뒤틀렸나 보다고 생각했다.



응급실에서 독감진단을 받았다.

3호도 독감으로 인해

열경기가 왔었더랬지...


타미플루를 주사로 맞고

해열제 처방받고 왔다.


이것저것 해서 23만 원이 나왔다.

불현듯, 3년 넘게 아빠의 병간호를 했던

엄마의 말이 떠올랐다.

" 병원에 있으니 별별이 다 보게 되더라.

나을 수 있는 병도 돈 없으면 죽을병이 되는 게

너무 마음 아팠어."

후...

돈의 양면성을 여기에서도 느끼곤 한다.


어찌 됐건, 수납을 하고

새벽 2시 45분에 응급실 와서

집에 오니 4시 50분.

잠이 안 왔다 신랑도 잠을 설친 듯했다.


지금도 1호의 열이 안 떨어진다.

예전에 타미플루 먹일 때도 고열이 3~5일은

간 것 같다.

뜬 눈으로 지새울 듯하다.

괜찮다.

아이만 나아진다면 이깟쯤은...

라고 생각하며 아르기닌 5천과 미네랄을 열심히

챙겨 먹었다.


애가 아프니 모든 게 올 스탑이다.

나를 위한 건강관리가

곧 가족을 위한 거란 걸 새삼 깨닫는다.


말이 두서가 없다.

내 머릿속도 컨디션도 며칠간은 두서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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