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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젠스넷 Aug 23. 2023

내 사랑 쥐포야, 이젠 안녕

중년의 시간순행자의 일기장 #5

 '오복이 건강해야 오래 산다'는 말이 있습니다.

오복이라 함은,

_건강한 치아

_튼튼한 소화력

_잘 보이는 눈

_잘 들리는 귀

_원활한 대소변

이라고 합니다.

옛날에 이런 말도 있습니다.

잘 씹어야 치아가 고르다.

치아가 고르지 못한 아이나 어른들 중에는

씹기를 싫어하거나 적게 씹고 그냥 삼키는 버릇이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유전적인 영향도 있긴 하지만요.

이런 의미로 봤을 때, 저는 치아가 상당히 고른 편이고요.


 어렸을 때부터 씹는걸 무지 좋아했습니다.

껌처럼 물컹 거리는 거 말고, 씹는 식감이 온전히 느껴지는 것을요.

오징어, 문어포는 기본이고 밭두렁, 논두렁같이 옥수수 튀긴 거 등등 아드득 아드득 소리 나게 씹거나, 질긴 거 씹는 간식을 즐겨 먹었습니다.

또, 질긴 박스테이프를 송곳니로 잡고 뜯고,

새 옷 가격표에 달려있는 딱딱한 끈도 (요즘은 옷핀형식으로 바뀌었죠.) 그걸 이빨로 손쉽게 끊었습니다.

이렇게 열거해 보니 기인열전 같습니다만, 그 정도로  치아가 상당히 튼튼했었습니다.



찡하게 아리다


마흔 줄 언제쯤인가, 아들의 새 운동화에 가격표를 치아로 끊은 적이 있습니다.

오독 소리와 함께 가격표 연결끈은 끊어졌고, 치아에서 느껴지는 찡한 고통으로 정신줄도 끊어질 뻔했습니다.

큰소리가 바로 귀 옆에서 들리면 머릿속에서 삐~소리와 함께 띵한 느낌을 받으실 겁니다.

그 느낌이 치아에서 온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경험담을 예전 같지 않다고 하소연하며 친구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친구 왈,

친구야, 아들 셋 낳고
뼈가 삭았는데 오죽하겠니. 치아도 뼈야.


친구의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만,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보다 5살이나 많은 신랑에게 물었습니다.

"오빠도 딱딱한 오징어 먹을 때 치아가 찡한 느낌 받아??"

"아니."

".....(헐..)"


 본디 출산이라는 이유만은 아닐 거라 생각했습니다.

근데 신랑 대답을 들으니 출산 때문인가 싶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요.


체력이 예전보다 달리고, 피로가 잘 풀리지 않는 등

나이를 먹고 있는 건가 느끼는 변화에는

서서히 적응 중이었으나,

이런 복병을 만날 줄 몰랐던 거죠.

치아 쪽으로 이렇게 부실해질 수가..


이제는 칫솔질도 살살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언젠가 치아가 시려올모르기에..


이제는 딱딱한 것보다는

부드러운 걸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언제 소화력이 약해질지 모르기에..


이제 슬슬 건강 관리에 더 힘써야 할 듯싶습니다.

건강하게 은색 단발의 할머니가 되는 것이 목표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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