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가 12살, 내년이면 중학생이 되네요.
아들은 사춘기 초입을 겪는 듯합니다.
눈물이 더 많아졌고, 감수성도 더 풍부해졌어요.
원래 표현을 잘하는 녀석인데, 넉살도 생겼습니다.
어릴 때는 눈물이 너무 많아 걱정이었고,
눈물로 모든 걸 표현해서 염려스러웠습니다.
우는 사춘기가 있다고 들었는데, 딱 제 아들인가 싶어요.
하지만, 이대로 끝날 사춘기가 아니란 걸 예감해 봅니다.
왜냐면, 요즘 들어 무언의 반항을 하고 있구나를 느끼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다가올 급격한 아이의 여러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마음을 다부 잡습니다.
관련 책, 영상도 보고
신랑에게 공유하기도 합니다.
아들이 가진 감수성이 아빠의 DNA이거든요.
그렇기에 아들의 변화에 당황하지 않도록 아빠도 미리 단련시켜 놓으려 합니다.
며칠 전 새벽독서 리더가 초청한 양원근 작가님의 북토크에 참여했습니다.
'나는 죽을 때까지 지적이고 싶다'의 저자입니다.
양작가님의 수강생이자, 자녀를 4명이나 키우신다는 분과 인친을 맺었어요.
그분의 피드 중에 하나가 사춘기에 관련된 글이었습니다.
그녀의 3번째 사춘기를 마주하고 있는 심정을 읽게 되었지요.
온탕과 냉탕, 때론 온천의 뜨거움까지 느끼는 그분의 심정을 읽고
저도 제 아이들의 사춘기에 대해 떠올려 보게 된 거죠.
저 또한 자녀가 셋이기에, 근 10년간의 사춘기와 함께 득도의 경지에 오르지 않을까 조심히 예상해 봅니다.
예상하건대, 둘째가 사춘기가 올 때쯤이면, 전 아마 갱년기를 준비할 것입니다.
사춘기 vs 갱년기
문득, 드라마 미생에 나왔던 배우 이상민 씨의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미운 우리새끼에서 나와서 자녀의 사춘기에 대한 경험담을 들려주었습니다.
시기적으로 아내분의 갱년기와 겹쳐 사춘기 딸과 갱년기 아내의 사이에 낀 거였죠.
아내 앞에선 아내 편을, 그리고 딸 방가서는 엄마를 욕해준다고...
참, 현명한 사람이구나를 느꼈습니다.
만약, 신랑이 이런 상황이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합니다.
제가 우울증으로 날이 서있을 때 참 힘들어했거든요.
그래서 더 마음을 단련시켜줘야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사춘기가 본격적으로 오면 이럴 것이다', '갱년기 오면 이렇다더라'.. 등등 말이죠.
이상민 씨가 한 말 중에 확 와닿는 게 있더군요.
머리로는 이해하겠는데
정말 미치는 마음이었어요.
솔직히 말해서, 제가 갱년기일 때, 둘째 사춘기와 셋째 사춘기를 겪을 듯합니다.
무관심 모드일지, 파이터 모드일지는 가늠할 수 없습니다만,
만약 파이터 모드라면, 저는 제가 이겼으면 좋겠습니다.
초 2인 둘째, 7살의 셋째를 보면, 예사롭지가 않거든요.
엄마의 직감으로요.
물론 아이들은 착하고 순딩합니다만, 360도 바뀌는 게 바로 사춘기니까요.
혹자는, 갱년기는 사춘기도 못 이긴다고 합니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인 것 같은데, 그 말에 살짝 위안도 삼아봅니다.
몇 년 후, 제 갱년기에 대한 일기를 쓸 날이 오겠지요.
제가 이기고 있는지, 자녀들과 어떻게 마주하고 있는지 적어보도록 할게요.
전 그날을 위해 꾸준히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서 이해심을 넓히고 조리 있는 말발 익히도록 할 것입니다.
그리고 빠르게 뱉어낼 수 있도록 입근육을 훈련을 단련시켜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