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화 나쁜 평판일수록 잔인하게 퍼져나간다

<도서>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by happy day

지금 힘이 없는 사람이라고 우습게 보지 말라.

힘없고 어려운 사람은 백번 도와줘라. 그리고 평판이 나쁜 사람은 경계하라.

-탈무드-


한 번의 그릇된 행동이 해당 개인은 물론 조직 전체에 얼마나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는가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례가 잘 보여줬다. 모바일이 발달한 요즘엔 클릭 한 번으로 부정적 뉴스가 순식간에 수십만 명에게 전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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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부정적인 뉴스가 긍정적인 뉴스에 비해 사람들 뇌리에 훨씬 강렬한 인상을 남길까. 이는 ‘부정성 효과(Negativity Effect)’ 때문이다. 온라인 게시판에 남겨진 부정적 메시지는 단 한 건이라도 강력한 효력을 발휘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는 사람들이 의사결정을 내릴 때 부정적 정보가 긍정적 정보에 비해 더 유용한 정보라고 여기고 머릿속에 잘 떠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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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엄청난 발달과 스마트폰의 급속한 보급으로 오프라인에서 이뤄졌었던 평판이 온라인상에서 만들어지고 확산되기 쉬워졌다. 한 예로 유나이티드항공에서 고객의 파손된 수하물과 관련한 사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화를 자초한 일을 들 수 있다.



고객에 대한 잘못된 고객응대로 1억 8,000만 달러를 날린 매우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더불어 유튜브의 엄청난 위력에 대해서도 뼈저리게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08년 캐나다의 가수 데이브 캐럴은 공연을 위해 유나이티드항공을 이용했다가 항공사 직원의 실수로 수하물로 보낸 기타가 파손된 사건이 일어났다. 억울하게 기타가 망가진 캐럴은 항공사에 변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항공사에서는 ‘24시간 이내에 피해 보상을 요구해야 한다’라는 규정만을 들어 변상을 거부했다. 그는 9개월이란 오랜 시간 동안 끈질기게 보상을 요구했으나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다. 캐럴은 이대로는 말이 먹히지 않을 것 같아 유튜브에 ‘유나이티드가 기타를 부수네 United Breaks Guitars’라는 제목의 뮤직비디오를 올렸다.


이 뮤직비디오에는 항공사 직원들이 기타를 집어던지고 고객의 불만 제기에 모르쇠로 일관하는 생생한 모습이 담겼다. 화면에 나온 기타를 집어던지는 모습이 너무나 생생해 모두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이로 인해 들끓는 기타 주인의 분노를 다 함께 공감하기에 최상의 방법이었다. 결국 배럴의 작전은 성공적이었다. 동영상이 업로드 즉시 화제가 돼 나흘 만에 조회 수 700만 건이나 넘어설 정도로 급속히 퍼졌다.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고객 응대에 문제가 있음이 알려지자 평판은 급속도로 추락했다.



이뿐 아니라 유튜브에 동영상이 유포된 지 2주 만에 유나이티드항공 주가가 무려 10퍼센트나 떨어졌다. 겨우 3,500달러짜리 기타 보상을 거부한 대가로 1억 8,000만 달러어치의 엄청난 손해를 입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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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생기고 난 후, 손해를 입은 고객에게 새 기타 한 대를 사주거나 간단히 보상으로 해결이 되었을 일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매우 값비싼 수업료를 치른 셈이다.


평판은 그 특성상 악영향을 주는 부정적인 내용일수록 더 빠르게 퍼져나가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전달된다. 평판이든 나쁜 소문이든 그것은 대개 소위 말해 ‘험담’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사람들의 가장 큰 흥미를 끄는 것은 당연히 ‘사람’에 관한 이야기이다.



대화 중 서로가 아는 사람에 대한 화제를 꺼내면 갑자기 사람들이 그 이야기에 유난히 집중하게 된다. 사람은 다른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 흥미를 느낀다. 이에 큰 관심을 보이게 되고, 말하는 이도 듣는 이들이 자기 말에 주의를 기울이면 더욱 들뜬 기분으로 신나서 이야기를 계속 펼쳐나가게 된다.



사람들과의 대화와 마찬가지로 소문도 좋은 소문보다 나쁜 소문이 압도적으로 많이 이야기되는 경향이 있다. 인간 심리가 안 좋은 내용, 치명적인 내용일수록 더 흥미를 갖게 된다.


그래서 나쁜 평판이 너무나 빠르게 퍼져 나간다. 당사자가 없는 자리에서 ‘험담’을 하는 것은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반면에 그 사람의 뛰어난 점에 대해 이야기하는 일은 드물다.


사람은 누구나 자존심을 갖고 있으며, 또한 타인에 대해 우월감을 갖기를 원한다. 다른 사람이 자신을 보고 행복하고 부러울만한 상황에 있다고 생각하기를 바란다. 그런데 이는 타인과의 비교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다.



그래서 타인에 대한 나쁜 소문을 이야기하거나 들으면서 남을 깎아내린 상태에서 자신의 우월감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게 된다. 결국 험담은 인간의 ‘본능적’인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내면에는 은근히 ‘남에게 지고 싶지 않다는’ 심리가 잔재해 있다. 이 같은 논리는 뇌과학 분야에서도 검증되었다. 질투의 감정과 함께 질투의 감정에는 ‘전부 대상회’라고 불리는 고통과 갈등을 처리하는 뇌 내 부위가 관여한다.



그리고 질투의 대상에게 불우한 일이 일어나면 ‘선조체’라고 불리는 ‘보상’에 관여하는 부위가 활발해져 ‘기쁨’으로 감지된다. 이것이 타인의 불행에 기뻐하게 되는 뇌의 메커니즘이다.



그런데 이런 험담이나 부정적인 이야기가 온라인상에서 이뤄질 때는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려면 시간이 걸리지만, 온라인상에서는 삽시간에 퍼져나갈 수 있다.



그리고 그 기록은 아주 오랫동안 디지털 형태로 저장되어 모두에게 전해진다. 또한 요즘엔 소셜미디어를 통한 비판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낭패를 본 기업들도 속출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에 네슬레의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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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한 남성이 킷캣 포장지에 싸인 오랑우탄의 손가락을 꺼내 드는 장면에 이어 이를 먹은 남성의 입에서 피가 흘러내리며 ‘오랑우탄에게 휴식을 주라’는 문구가 등장하는 끔찍한 영상이 인터넷에 떠돌았다. 이 동영상은 24시간 만에 1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고, 네슬레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항의 글로 도배됐다.



이것은 초콜릿 킷캣을 만들 때 사용하는 팜유를 얻기 위해서는 인도네시아의 삼림이 파괴되고 그로 인해 오랑우탄의 서식지가 줄어든다는 내용이었다. 환경운동단체인 그린피스가 네슬레의 인기상품인 킷캣 초콜릿 광고 “휴식을 가져라”를 패러디한 동영상을 만들었다.



그리고 유튜브와 페이스북이라는 소셜미디어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네슬레로 상대로 비방전을 펼쳤다. 그러자 네슬레는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하고 해당 영상을 강제로 삭제하기 시작했다. 네슬레의 이런 조치는 끓어오른 소비자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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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은 해당 동영상을 자신들의 블로그와 사람들이 많이 찾는 온라인 게시판에 계속 복사해 퍼다 날랐다. 급기야 문제가 확산되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네슬레 불법운동이 벌어졌다. 20만 통이라는 어마어마한 양의 항의 이메일을 받은 네슬레는 인도네시아 팜유 생산 업체로부터 구매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강경한 조치를 취하고 정면 대응한 네슬레의 태도는 소비자와 네티즌들의 불만을 잠재우기는커녕 분노를 키워 사태를 악화시켰다. 만약 네슬레가 패러디 영상에 나온 직후, 물의가 빚어진 원인에 대해 사과와 유감을 표시하고 신속하게 개선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네슬레의 사례가 보여주듯 기업은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 온라인 세계에 남은 흔적은 삭제하더라도 만일 크게 이슈가 된 사건이라면 더욱더 완전히 사라지게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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