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판은 세상에 널리 퍼진 소문 또는 나를 바라보는 세상 사람들의 평(評)이라고 할 수 있다.
평판은 마치 그림자와 같다. 머리 위의 태양을 사회 내 권력이라고 가정하고 머리 위의 태양이 만드는 발아래 그림자를 평판에 비유할 수 있다.
이 그림자는 언제나 당신 주변에 있지만 그림자의 존재를 전혀 의식하지 않고 없는 듯 잊고 지내는 것처럼 평판도 이와 비슷하다.
우리는 공기의 존재에 대해 평소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
그러나 공기가 없는 곳이나 공기가 오염된 곳에 가면 공기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낀다.
요즘 미세먼지로 건강도 우려되고 여간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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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우리는 깨끗한 공기의 소중함을 온몸으로 느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의식한다고 존재하고, 의식하지 않는다고 없는 것은 아니다.
그림자나 평판도 마찬가지로 우리가 의식 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잠시도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다.
문득 누군가 당신의 평판이라 할 수 있는 그림자에 대해 말하거나 그림자를 신경 쓸 수밖에 없는 동기가 생기면 그때야 그림자의 존재를 인식하고 되돌아보게 된다.
매 순간마다 평판이 큰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신경 쓰게 하지는 않다. 그래서 평판은 늘 방치되기 쉽다.
평판은 매 순간, 나를 따라다닌다.
심지어는 내가 죽은 후에도 나에게 머물러 있다.
이 사실이 인간을 갈등하게 만든다.
몸은 세상에 존재하지만 평판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시공(時空)을 넘나 든다.
육체는 죽음 이후에 사멸하지만 평판은 타인의 기억 속에 남아 영생한다.
그 누구도 나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생전에 사람들의 마음에 현재의 이미지로 기억되어도 괜찮은지 항상 되돌아봐야 한다.
평판은 인간관계의 출발이자 종착역이다. 사람을 만나기 전에 우리는 그 사람에 대한 평판을 먼저 만난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근무지가 바뀔 때 사람보다 평판이 먼저 도착한다.
평판을 먼저 만나기 때문에 색안경을 끼고 그 사람을 볼 수밖에 없다. 그런데 편견이라는 무시할 수 없는 힘이 있다.
평판은 내가 살아온 일상의 흔적과, 과거 행동의 성적표로 내 인생에 계속 영향을 미친다.
사람은 누구나 타인의 평가를 받는다. 내가 살아온 긴 인생이 평판이란 투명한 거울로 그대로 비친다.
물론 내가 생각한 나의 이미지와 다른 사람이 생각한 이미지가 전혀 다른 모습일 때가 있다.
사람은 자신만의 착각에 빠지기 쉽고, 제 눈의 안경이라는 말이 이래서 생긴 것이다.
사람에겐 만족이란 없다. 항상 타인의 인정과 호감에 목말라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그래서 인간을 칭찬에 약한 동물이라고 한다.
그림자의 주인보다 주변에서 그 그림자를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더 잘 보이는 것처럼 평판도 당사자보다 그 주변 지인들에게 더 잘 들린다.
이게 바로 평판의 특징이다. 평판은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지속적이고 보편적인 평가로 여러 경로를 통해 전파되는 일종의 집합적 기억이다.
그리고 모두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각각의 이미지의 공통된 교집합이자 다수의 목소리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 대해 뒷말을 하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해도 나에 대한 이야기는 귀를 쫑긋하고 유난히 집중해서 듣게 된다.
그런데 평판은 내가 결정할 수 없다. 전략적으로 어떤 이미지로 의도할 수는 있지만, 최종적으로는 타인의 의견에 의해서 결정진다.
사람이 오기 전에 소문으로 도착한 부정적인 평판은 그 사람의 이미지에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한번 나락으로 떨어진 평판과 이미지 회복은 결코 쉽지 않다. 그렇기에 우리는 남의 평가와 평판을 두려워한다.
술자리에 그 사람이 없으면 어느새 술안주가 되어 그에 대한 험담이 펼쳐지곤 한다.
인간은 항상 남을 판단하는 습성을 갖고 생활한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직급이 올라갈수록 평판에 의해 임용 여부가 결정된다고 한다.
실제로 인사이동 철이면 사람의 평판을 많이 접하곤 한다. 이처럼 평판의 위력은 대단하다.
아니 앞으로는 우리 인생의 전부가 될지도 모른다.
평판이 좋지 못하면 권력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도 한계에 봉착한다.
좋은 평판은 결코 연예인, 정치인 같은 유명인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모두에게 살아가는데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좋은 평판은 힘든 세파를 견디며 돌파하는 강력한 에너지가 된다.
그러나 부정적인 평판은 불이익을 주기도 한다. 사람에 대한 가지각색 평판이 입소문을 타고 전해진다.
특이하게 좋은 내용보다는 부정적인 내용이 사람들에게 잘 기억된다. 긍정보다 부정이 더 큰 여운을 남긴다.
특히 디지털 시대가 열리면서 전 세계는 좁은 지역사회로 줄었다. 지구 맞은편에 사는 친구와 자주 연락을 주고받고, 온라인에서 언제든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다.
현재 우리는 모든 물리적 경계를 뛰어넘고 있다. 밤낮으로 유튜브, 트위터, 페이스북 그리고 구글을 통해 서로 자나 깨나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있다. 모든 세계가 가까워졌으며 점점 모든 것이 연결되어 좀 쉽게 공유하고 거래할 수 있게 되었다.
심지어 마우스 클릭 몇 번으로 지구 반대편에서 배우자를 찾을 수도 있고, 시간당 7달러의 저렴한 비용으로 동남아에서 개인 기사를 구할 수 있는 시대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대가 편리함만을 주지는 않는다.
편리함과 동시에 분명 위험 요소도 함께 공존한다. 모든 일에는 흑백이 있다.
클릭 한 번으로 지구 상의 다른 모든 이에게 당신의 사생활과 평판이 노출될 수 있다.
어쩌면 불법행위를 한 사진이 유명 파워블로그의 게시물로 올라와 수많은 사람이 덧글을 남겨 비난받을 수도 있다.
또한 지방 신문에 실린 기사 하나가 논란을 불러와 유튜브에서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
실제로 이런 일이 있었다.
미국의 한 유치원 교사가 원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방해하는 급우를 퇴원시키는 것이 옳은지 옳지 않은지를 투표에 붙인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은 단순히 유치원 원장이나 학부모들의 관심만 끈 것이 아니었다.
인터넷을 통해 교사의 해고를 요청하는 수천 통의 청원서가 전 세계로부터 그 지역 교육청에 쏟아진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이제 세상은 하나의 작은 무대가 되었다. 그 누구도 무대 위에서 언제든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다.
당신의 무심코 한 사소한 행동 하나가 운명을 결정할 수도 있다.
당신의 행동이 전 세계적인 논란이 되어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단번에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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