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있어 보이는 것도 하나의 능력으로 비춰지는 시대가 왔다.
이를 두고 최근에 등장한 재미있는 신조어가 바로 ‘있어빌리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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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와 능력을 뜻하는 영어단어 ‘어빌리티(ability)’를 합친 있어빌리티는 온라인의 SNS 등을 통해 그럴듯한 연출사진과 설정을 통해 자기를 최대한 과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있어빌리티의 신조는 ‘그럴싸하게’이다.
설사 마이너스통장을 쓰고 있더라도 무조건 있어 보여야 하고, 책장에는 오래도록 읽지 않은 두꺼운 고전 책들이 여럿 꽂혀있고
각종 외제차와 명품, 해외 명소, 각종 고급 음식, 번쩍 빛나는 고급 물건들과 함께 멋진 포즈를 취하며
“아, 정말 행복해”라는 황홀한 표정으로 찍은 사진이 SNS에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어야 그나마 있어빌리티 세계에 명함을 내밀 수 있을 정도이다.
최근엔 이런 있어빌리티, 혹은 허세는 정치에서도 주목받는 키워드가 되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부동산 부자 도널드 트럼프가 전략적인 허세 캐릭터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다른 후보들이 주로 자가용과 기차로 미국 각 주를 이동하며 유세를 한다면 트럼프는 고급 전용기를 타고 대륙을 누빈다. 다른 후보들과는 역시 스케일이 달라 보인다.
진정한 허세의 최고봉을 보여주고 있는 트럼프의 ‘트럼프 포스원(Trump Force One)’으로 불리는 보잉 757기 종이 유튜브에 공개된 내부 영상을 보면 그야말로 눈이 휘둥그레지고 입이 딱 벌어진다.
생전 처음 보는 화면이 눈길을 끈다. 세면대를 포함해 내부 곳곳이 금으로 장식돼 있고 가죽 소파에는 태블릿 PC 등 IT기기가, 기내 전면의 커다란 스크린은 필수이다.
오늘도 수많은 전 세계 있어빌리티들은 SNS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맘껏 표출하고 있다.
그러나 ‘나의 본모습’보다는 ’ 남에게 어떻게 보이는가 ‘하는 자신의 이미지에 집착하는 것은 다소 정서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다.
생각보다 그리 행복하고 좋아 보이지만 않는 것은 왜 그런 것일까?
가끔 사진 속의 활짝 웃는 표정에서 뭔지 모르게 어색함이 느껴진다.
항상 본질이 중요하다. 그럴싸한 포장은 거품과 같다.
과대포장과 허풍, 허세 이러한 것들은 긍정적인 것들이 아님에 틀림없다.
한국 사람들은 특히 타인의 눈을 의식하며 산다.
우리나라는 옛 부터 허세가 심한 민족성을 지닌 나라다.
과거에 못 살고 가난했으며 양반과 상놈의 뚜렷한 계급 사회에서 시달려온 탓일지 모르겠다.
우리는 주변 시선을 신경 쓰게 되고 주위 분위기에 휩쓸리기 쉽다. 자기 자신과 자아는 도통 찾기 어렵다.
이런 허세와 타인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태도는 우리 인생의 행복을 앗아가는 좀도둑이 되었다.
이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에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과거 남의눈을 신경 써서 지나친 허례허식에 비난받았던 결혼식과 장례식, 차례 등과 관련한 관혼상제(冠婚喪祭)의 허세가 점점 줄어드는 듯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주변에 퍼져 있는 허세라는 ‘거품’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이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지금은 분명 그런 허세를 부리지 말고 내실을 기해야 할 시점이다.
최근에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의 활성화로 대인관계는 눈덩이처럼 확장되고 있다.
본래 목적이던 소통에서 벗어나 현대인들의 행복과 허세 겨루기의 장으로 병든 SNS가 된 것이다.
이는 또 허례허식을 확대 재생산하는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온종일 SNS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는 우리는 좀 더 많은 허세에 노출되어 과거엔 없던 피곤함을 종종 느끼고 있다.
특히 자녀 교육 등 새로운 분야에서도 허세 문화가 생기고 신종 과시와 낭비가 시작됐다. 또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등에선 ‘좋아요’와 공감의 숫자에 유난히 신경을 쓰게 된다.
이는 남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걱정 돼서다. 남의눈을 의식하는 행동이 SNS를 통해 거의 폭발된 것이라고 생각될 정도이다.
마치 SNS 속 허세 겨루기 경기를 보는 것처럼 너도 나도 “나 엄청 좋아 보이지?
화려하게 잘 살고 있어 너도 부럽지?”
이런 표현을 하듯 앞 다투어 자신을 포장하고 과시하고 있다.
이렇게 일명 허세샷이 대세인 요즘 재력·인맥·경험 등을 우회적으로 과시하는 SNS를 우리는 쉽게 목격할 수 있다.
특히 인증숏을 올리기 위해 일부러 여행 가서 스냅사진을 찍는 것은 아닐지라도 남들에게 좋아 보이기 위해 SNS에 올릴 사진 남기려 일부러 비싼 공간을 빌려 생일파티를 하거나 비싼 명품이나 외제차의 로고가 꼭 보이도록 사진 찍는다는 양심 고백을 한 네티즌도 있을 정도이다.
이런 허세샷을 보면 모두들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왜 나만 빼고 다들 ‘행복해’ 보이는 걸까”하는 생각에 자괴감에 빠지고 우울해질 수 있다.
실제로 SNS를 통해 타인의 행복을 직간접적으로 자주 접하는 젊은이들 무력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
SNS상에 올라온 화려한 타인의 일상이 초라하거나 평범한 자신의 현실과 비교되는 순간 울컥하기도 한다.
또한 전문가들은 이러한 인증숏과 허세샷 등에 집착하며 '좋아요' 반응에 집착하는 모습이 심해지면 ‘SNS 허언증’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재력과 있어 보이게 연출하려는 ‘허세샷’에 대한 집착도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조금씩 포장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어느새 과대포장하게 되고 심해지면 금방 SNS 허언증에 빠지게 된다.
자신의 일상을 자연스럽게 올리며 즐기는 것이 아닌, 도를 넘어서 다른 사람들이 보는 눈만 의식해서 남들에게 어떻게 보여지는지만 지나치게 의식하게 된다.
이처럼 지나친 행동을 하게 되는 이유는 점점 각박해지고 힘든 현실세계가 자신의 욕망을 모두 채워주지 못해 공허함이 생겼기 때문이다.
특히 현실세계에서는 별로 주목받지 못하는 이들이 사회적인 심각한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계속 SNS 속의 삶으로 도피하고 텅 빈 내면을 허상으로 채우려는 심리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는 결코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SNS에 게시되는 자랑 및 허세 게시물이 늘어나면서 열등감에 사로잡힌 미 명문대 학생들의 자살이 늘어난다고 보도했다.
인터넷 공간에서 인정받기 위해 거짓을 꾸며 글을 올리는 경우도 많은 만큼 사용자들이 선별적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지나치게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으려고 하고 남과 비교하는 것보다 자신을 먼저 사랑하고 자신의 삶에 만족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이런 말을 했다. “인간은 타인의 눈길에서 지옥을 경험한다. 남의눈을 의식하는 데서 벗어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인간은 집단 본능이 있어서 타인을 전혀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은 남과 비교했을 때 그들과 내가 다르게 보이는 것을 두려워하는 본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좀 더 행복한 후반 인생을 살아가려면, 남의눈을 의식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지위가 높아질수록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기 쉽다.
그러나 자기만족과 행복을 추구하며 소신껏 살아갈 수 있어야 행복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보는 나의 행복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내가 정말로 느끼는 행복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남들에게 너무 인정받으려고 감정을 소모하지 말고 오늘의 나를 사랑하자. 그러면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도 당신에게서 분명 좋은 기분을 느낄 것이다.
평판이란 남이 아는 당신 모습이다.
명예는 당신 자신이 아는 스스로의 모습이다.
-로이스 맥마스터 부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