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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힐링작업소 Jan 13. 2024

re-비엔나8일

전 세계가 with 반려동물이다. 우리나라도 세 가구에 한 가구 정도는 반려동물과 엄마아빠언니누나 등의 가족을 이루며 살고 있지만 동물 사랑의 역사로 치자면 유럽을 따를 곳이 없다. 노숙자들도 강아지와 늘 함께 길에서 잠을 자고 구걸을 한다. 그래야 복지 지원을 더 많이 받는다고는 하지만 여러모로 반려동물에 대한 각별한 인식은 선진적인 곳이다. 특히 유럽의 반려견은 모두 덩치가 크다. 열에 아홉은 사람만 하다. 우리나라처럼 사람이 안고 다니는 반려견을 보기가 힘들다. 작은 반려견은 모두 집에서 데리고 나오지 않는지는 모르겠지만 지하철, 버스, 트램을 타면 탈 때마다 만나는 반려견들은 작아야 내 덩치 삼분의 일 정도다. 그리고, 또 하나의 특징은 엄청나게 엄격한 훈련과 교육을 받아서인지 주인 말을 어마무시 잘 듣는다는 것이다. 대중교통 이용 시 입마개는 기본이고, 차를 타면 일단 우아하게 앉는다. 짖어대는 일도 절대 없다. 사람들의 통행에 방해되지 않는 공간을 확보하고 조용히 있다가 내린다. 주인들도 우쭈쭈, 내 새끼에 대한 애정 표현도 비교적 없다. 그렇게 엄한 교육과 분위기 때문인지

얘네들은 주인을 앞장 서거나 리드하지 않고 주로 팔로우하는 쪽이다. 그러다 보니 공중 장소 어디서나 위협적이지도 않고,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공생할 수 있는 건 아닐까? 오늘은 하루종일 조카들이 쓸 가구를 찾느라 비엔나에 있는 이케아를 모두 뒤지며 이리 뛰고 저리 뛰며 8시간 정도를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반려견들과 만났다. 그 시간 동안 매번 대견하고 기특하고 신기하고 이쁜 반려견들을 만났다. 사실 한국에서는 엘리베이터에서 짖어대는 반려견들이 무섭고 불편했다. 산책길에 달려드는 반려견도 있었고 놀란적도 있다. 이제 우리도 반려견 학교가 있어 교육을 시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떻든 자연스러운 공생의 비법은 튀지 않고, 나대지 않고, 내 것만 이쁘고 그래서 타인을 불편하게 해도 괜찮다는 인식을 버릴 때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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