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금주 시대

다시는 술을 마시나 봐라

by 힐링작업소

방 안에 가득 채워진 알코올 내음. 누군가 들어오면 ‘이 방의 주인이 지난밤 뭘 했는지 알고 있다’는 당연하겠다. 숨을 내쉴 때마다 내 몸의 땀구멍들을 통해 쏟아져 나온 알코올 냄새가 온 방에 퍼져있는 것은 기본이다. 과음의 흔적은 머리에서 요동 치기도 하고, 세수를 생략하고 자버린 내 얼굴 상태에서도 남겨져 있다. 그럴 수도 있고, 그런 날도 있는 것이 인생이라지만 정해놓은 계획과 규칙적인 일상이 어그러질 때면 어김없이 지난밤의 과음을 후회한다. 또한 나처럼 몸이 술을 감당하기 쉽지 않은 사람들의 술 마신 다음 날 아침은 몸이나 생활이나 모두 엉망이 되기 쉽다. 최근에는 술자리 약속을 잡지 않았던 터라 정말 오랜만에 적정량을 초과한 양의 술을 들이붓고 나니 그렇지 않아도 바쁜 아침의 일정이 뒤죽박죽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다시 술을 마시나 봐라”! 그렇게 말해놓고 다시 술잔 앞에서 히죽거린 날을 손으로 다 꼽을 수도 없다. 어떤 현상이나 행동에 대해서 분명 잘못된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반복해서 하게 되는 일, 예를 들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미련을 두고 계속 그놈을 만나는 일, 장롱을 한 가득 채우고도 남는 옷이 쌓이고 쌓이는데도 또 옷을 사들이는 일 등등이다. 할 일이 쌓여있는 아침, 일정이 조금씩 밀리고 마음은 그만큼 조급해진다. 자제력과 실행력의 문제점에 대해 생각해보지만 뾰족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 흐리멍덩한 시간. 일단은 복잡한 생각은 접어두고 환기부터 시켜볼까 창문을 여니 벚꽃이 잔바람에 흔들거린다. 오늘은 왠지 내 마음도 무엇 엔지 흔들거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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