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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큐레이션에는 문제가 많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인가?

by 루습히

수년간 들어온 브런치 메인화면에는 눈이 가질 않는다.

비슷비슷한 주제와 끝에서 "~~ 해야겠다."라든가, "그렇게 되었다."라는 느낌을 받는 글이 많아서였다.

퇴사, 이혼, 아픔이 있는 주제가 인기를 얻음으로 불행 포르노라는 말이 이제는 이해가 된다.


그렇다면 나 같은 사람이 읽을만한 글이 없는가? 그렇진 않다.

유튜브처럼 내가 볼만한 내용이 동물 사료처럼 공급되지 않아서 그렇지, 브런치에는 지금도 매 순간 새로운 글이 올라오고 좋은 글은 계속 묻힌다. 그럼 브런치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 것인가?



브런치 피드 - https://brunch.co.kr/feed

먼저 브런치 피드가 있다.

내가 구독한 작가들의 글이 올라오고, 자동으로 브런치 공식 계정도 구독되어 있다. 피드가 좋은 점은 내가 구독한 분들의 최신 글을 몰아서 보는 것에 있다. 다만, 한계도 있었다.


다들 몇 년이 지나면 브런치를 접어버리는 것이다.

브런치 작가 신청에 성공한 분들도 그렇고, 과거의 유명인들도 이제는 활동을 하지 않는다. 수년이 지나도 올라오지 않는 글에 아쉬움을 끊어내는 것은 또 수년이 걸리곤 한다. 그래서 조금 다른 방법을 취하기로 했다.

그들을 잊어버려도 그들의 글을 잊지 않는 방법... 브런치 매거진을 활용해 봤다.



브런치 매거진 - https://brunch.co.kr/feed#magazine

요즘 브런치 작가들은 매거진으로 글을 올리면 본인 브런치가 망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연재 브런치북"을 통해서 요일별 조회수에 재미를 본 글강사들은 무조건 브런치 북으로 글을 올릴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브런치 매거진이 조금 더 글을 모아서 편하게 읽는 장점이 있다.


피드에서 여러 작가의 글이 혼합되어 눈을 혼란스럽게 한다면, 매거진에서는 제목과 썸네일을 가로로 모아서 읽을 수 있는 고유한 매력이 있다. 특히 매거진의 글이 미니 브런치처럼 출력되는 부분을 참 좋아한다. 만일 본인의 브런치 프로필에서 특정 작가를 구독하는 것이 공개되어 부담감을 느낀다면, 지금이라도 매거진을 많이 구독하도록 하자. 매거진 구독은 많이 한다고 라이킷 요정처럼 비판받지도 않는다. 분명 작가들의 글에 대해서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기회가 될 것이다.



브런치 나우 - https://brunch.co.kr/now

브런치에서 신선함의 끝판왕이라고 한다면? 역시 브런치 나우에 있다고 생각한다.

매분 매초 새로운 글이 쏟아져 나오다 보니, 최근 생긴 이슈도 1~2시간이면 다른 작가들의 시선으로 글을 볼 수가 있다. 그런데 이제는 생각보다 읽어지지 않는 편이다. 구독자 수를 모으는 스팸러들에게 요긴한 툴로 변질되었다고 생각하니, 내 안에서 본질을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브런치 검색 - https://brunch.co.kr/search

그래서 생각한 방법은 검색 후 최신글이다.

키보드에 대해서 글을 쓰는 편이라 그런지, 주제에 상관없이 해당 단어가 들어간 글 읽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끔은 정말 자신의 키보드에 대해서 글을 쓰는 작가들을 만나게 되어 반갑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내가 구독하거나 댓글을 남기는 글들은 대부분 검색 후에 알게 되는 글이 많은 편이다.

그렇게 가끔씩 발견하는 좋아하는 글은 라이킷으로 남기게 된다.



라이킷 한 글 - https://brunch.co.kr/library/likeit/articles

라이킷의 장점은 좋아하는 글을 나만의 목록으로 남길 수 있다는 것이다.

브런치만의 북마크인 셈이다. 라이킷을 무분별하게 누르는 사람들에 대해서 비판했던 이유도 이것에 있다. 정말 좋아하는 글에 라이킷을 남김으로써 그 라이킷이 단순히 숫자 1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글로써 목록을 만들어가는 목적이 있다. 그래서 그렇겠지... 라이킷을 활용해서 구독자를 늘리려는 욕심쟁이들이... 매번 그들의 행동이 안 좋다고 이야기를 해도, 그들은 자신의 홍보 목적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긍정하고 다시 부정하려 한다. 가끔은 읽었던 글에 라이킷으로 흔적을 남기고 다음 글로 넘어간다는 이유를 만들어낸다.


그런데, 그거 알고 있는가?

자신이 읽은 브런치 글은 자동으로 로그가 남는다.



최근 본 글 - https://brunch.co.kr/library/recent/articles

글 읽는 서재의 "최근 본 글"에 들어가면 자신이 읽은 글들이 목록으로 보여진다.

어쩌면 읽은 글보다 열람한 글에 더 가까울 것이다. 그리고, 가끔은 궁금할 때가 있다.

과거에는 자신이 무슨 글을 읽었는지, 타임머신으로 과거를 열어보는 것이 가능한지 말이다.



나만의 브런치 타임머신

아무래도 기능 자체가 최근 본 글이기 때문에 역순으로 보이진 않았지만, 끝까지 내려보면 예전에 읽은 글도 표시가 되고 있다. 처음 브런치에 가입했던 2015년과 활동을 시작하던 2017년에 읽은 글은 사라졌지만, 2020년의 기록은 아직 남아있었다.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거나, 읽었던 글들을 다시 찾길 원한다면 글 읽는 서재를 자주 활용하길 권해본다.



브런치 책방 - https://brunch.co.kr/publish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손이 가는 대로 읽어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활용하는 것이 브런치 책방이다. 출간된 책의 연재판을 볼 수가 있어서, 매우 유익한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책표지를 구경하거나 수상작 흐름을 읽기가 좋다.


그렇지만 출간된 이후에 일부 작가들이 글을 내리는 수준으로 내용을 수정하거나 시놉시스처럼 변경하는 경우가 생기면서 아쉬운 상황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구글에서 저장된 내용으로 수정전의 글을 다시 읽는 방법이 있었지만, 이제는 아카이브에 따로 저장하지 않았다면 찾아보기 힘들다. 글은 쓰기보다 판매가 어렵다 보니, 책을 무료로 보는 행위처럼 느껴졌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수정하는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자비 출간한 작가에게 물어보면, 날것의 연재 내용이 창피해서 과거를 지우고 다시 쓰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제 눈에는 브런치 메인 글이 보이질 않습니다.

그동안 브런치가 싫어진 건 아닌가 생각하곤 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글을 작성하면서, 평상시 노출되던 글이 나하고 맞지 않았는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고 있다.

왜 그런 것일까? 남을 이해하려는 감수성이 문제였을까? 어쩌면 추천 알고리즘과 AI 큐레이션에 익숙해져서 "이거 읽어봐요! 재미있으니까 꼭 보세요."라는 대중적인 신호를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쪼록 브런치 10주년 이벤트가 작가의 꿈인 만큼, 그 꿈을 읽어주는 독자들에게 편의성을 제공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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