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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은하 Oct 10. 2023

웃지 않는 공주

왕국 이야기

웃지 않는 공주가 있었다

어릴 때의 해맑던 미소는

철이 들면서 사라져 버렸다

왕은 의사와 광대들을 불러 모아

공주에게 웃음을 주려 했지만

공주는 웃지 않았다


궁 밖으로도 나가지 않고

궁정 뜰에서 꽃들만 하염없이 바라보곤 했다


하지만 

이웃나라 왕자와 정략결혼을 하는 날

공주는 베일 뒤에서 미소를 지었다


왕은 너무나 궁금해 물었다

그토록 웃지 않던 공주가

정작 원치 않던 결혼에

미소 지은 이유를


공주는 대답했다

그동안 웃지 않은 이유도

지금 웃는 이유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함이었다고



-   사랑하는 근위기사를 보내 준 공주



공주는 자신을 사랑한 근위기사가 여지를 두지않고 자신을 떠날 수 있도록 정략결혼을 하는날 웃는다.
가장 웃고 싶지 않는 순간에 자신도 사랑했던 그 사람을 위해.
공주의 의도대로 기사는 공주를 향한 모든 마음을 내려놓게 되지만 그 여파로 기사로서의 사명까지 회의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그는 목숨을 건 마지막 전투에서 장렬하게 산화한다.   
신분의 벽에 막혀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 이야기는 대략 이런식으로 안타깝게 흘러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순간에 충실했던 그들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는 음유시인들의 단골 소재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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