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국 이야기
많은 옛이야기에서 주인공은 선으로, 이에 맞서는 상대방은 악으로 선과 악의 명확한 경계를 그어 독자들이 주저 없이 주인공을 응원하도록 만든다. 하지만 현실은 '피레네 산맥 이편에서의 정의는 저편에서의 불의다'라는 말처럼 각각의 입장에 따라 정의가 달라진다.
사랑했던 공주의 미소에 낙담한 기사가 명예롭게 장렬히 산화하려 했던 전장은 상대편인 혁명군에게 있어서는 자신과 가족들의 미래가 걸린 최후의 방어선이기도 했다. 전제왕권의 압제에 견디지 못해 일어난 농민 혁명대원들은 이날 죽기를 각오한 근위기사를 상대로 자신과 가족들의 목숨을 걸고 싸우게 된다.
하지만, 옛이야기에서는 이 혁명대원들의 정의는 가려지고 기사의 장렬한 죽음만 안타까움으로 남게 된다.
모든 이야기들에는 주인공과 동일한 순간을 전혀 다른 정의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Part. 2'가 존재함을 가끔이라도 상상해 보자. 이때 우리들의 상상력은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