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개척
여름밤 은하수를 보면서 자주 하는 공상 중의 하나가 바로 우주전쟁이다. 끝없이 펼쳐진 무수한 별빛들을 배경으로 우주 함대들과 우주전투기들이 형형색색의 레이저를 날리며 싸우는 멋진 장면들을 상상하곤 했다.
나이가 들고 보니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라는 말이 점점 더 와 닫는다.
제삼자의 입장에서는 장관이 될 수도 있는 이 우주전쟁이 참전 당사자 입장에서는 얼마나 공포스럽게 다가올까? 난전 속에서 누구로부터 인지도 모르는 공격에 적중되어 흔적도 없이 우주의 먼지로 사라지게 될 허무함을 생각해 보면 당사자에게 우주전쟁은 전혀 낭만적이지 않을 것 같다.
우주개척단의 일원으로 지구로부터 상상도 하기 힘들 정도로 먼 곳으로 날아와 사랑하는 사람들과 단절되었다. 이 허공에서 허무하게 소멸할 수도 있는 전투를 벌이다가 이탈하는 파일럿의 마음을 상상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