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목적지가 되길.

by 혜성

우리는 모두 태어나기부터 길을 잃었을지 모르겠지만
결국 전 당신을 찾았습니다.
길고 긴 골목, 골목을 헤매다 눈시울이 붉어진 채 허둥대는 당신을.

결국 당신은 절 찾았습니다.
길고 긴 골목, 골목을 헤매다 두려움에 숨을 헐떡이던 저를.

몇 개의 달이 제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갔는지 모르겠습니다.
당신과 함께 출구를, 길고 긴 이 미로의 출구를 찾아왔겄만
당신과 함께 길을 걷다가 문득 알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당신이 저의 소중한 동행자가 아닌
저의 사랑스러운 목적지였음을.

우리는 모두 태어나기부터 길을 잃었을지 모르겠지만
누군가는 우리의 목적지가 될 것이고
우리는 누군가의 목적지가 되어
서로를 찾고 밝혀줄 것임을.

keyword
이전 07화죽기 1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