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참 이상할 만큼 특이한 친구이다.
고작 음료 하나가 뭐라고 직업이 생기고, 한 나라가 살아가고, 거대한 커피 기업(다들 알겠지만 스타벅스..)이 경제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오늘은 그 커피에 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커피는 단순한 음료 그 이상으로, 문학과 예술 속에서 종종 영감의 원천이 되어왔는데, "노인과 바다"의 작가 헤밍웨이와 "벤저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우리나라에서는 "벤저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라는 영화로 유명한 작품)과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피츠제럴드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글을 쓰기도 했다. 이들에게 커피는 창작의 도구였으며 커피의 온기로 인해 따뜻해진 컵에서는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문장과 글이 탄생했다고 생각한다. 줄곳 매체에서 커피는 추위를 달래주고 지친 마음을 위로해 주며 사람들이 이어지는 힘을 주는 우리 삶의 필연적인 동반자로 묘사되는데 사실 이건 지극히 어른들의 입장에서 본 커피의 모습일 것 같다. 사실 커피에 관한 나의 시선은 나이를 먹을수록 변해왔는데, 어린 시절에는 술과 담배처럼 먹으면 절대 안 되는 음료라 생각해서 입에 일체 대지 않으려 했고, 초등학교 때는 약간의 일탈로 편의점에서 달달한 바닐라라테 같은 걸 마시곤 했다. 중학교에 들어서는 시험 때문에 처음 잠을 깨기 위한 목적으로 커피를 마셨고 고등학교에 들어서는 피곤할 때마다
커피를 지속적으로 수혈하고 있는데... 솔직히 말하면 아직은 어른들이 이야기하는 바디감, 풍미 같은 것들은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앞서 이야기한 어른들이 말하는 커피의 모습이 이해가 잘 안 되는 것 같다.
기다림
커피를 먹기 위한 과정에서는 기다림은 필수적인 것 같다.
우리 아빠는 가끔 원두를 직접 갈아서 커피를 내리시는데
원두를 계속해서 갈아도 끝이 보이지가 않고 그렇게 다 갈아낸 원두를 내리는 과정에서도 한 방울, 한 방울 느리게 모이는 커피 원액들을 보자면 참 답답하다.
그렇게 커피 원액이 다 내려지면 아빠는 그걸 병에 모아서 주변 사람들에게 기쁜 마음으로 나누어주시는데
사실 처음에는 '저렇게 귀찮은 일을 하면서까지 커피를 먹어야 하나?', '그냥 사 먹으면 안 되는 건가'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게 기쁘게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고 커피를 받은 사람들이 맛있다고 좋아해 주면서 이야기하시고 그로 인해 아빠가 뿌듯해하시는 모습을 보니 꼭 '편하다고 좋은 게 아니구나', '기다림이 누군가한테는 굉장히 설레는 일이 될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고작 음료 하나로 이러한 깨달음을 얻게 된 것은 참 인상적인 경험이었다.
여기까지가 내가 느낀 커피의 인상을 이야기하고 나니 이제는 어른들의 관점에서 커피는 어떠한 존재인지 듣고 싶어 졌다. 시간이 되신다면 댓글로 커피에 관한 생각을 알려주셨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