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별. 코알라
너는 나이가 몇 살인데 아직도 엄마랑 같이 자려고 그래? 아홉 살 난 아들이, 여즉 다크지도 않은 아들이 자꾸만 내 옆에서 자려는 걸 밀어낼 때마다 녀석의 나이를 들먹였다. 나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낡아진 커튼 구멍 사이로 빠져나가면 태양보다 뜨겁게 두 눈에 불씨를 붙였다. 코알라처럼 떨어지지 않는 너를 보면서, 잔소리를 자장가 삼아 그대로 잠이 들어버린 너를 보면서 노곤했던 팔다리는 늘어지고 토끼처럼 붉게 눈시울이 붉어진다. 뭐 그리 혼낼 일이라고 너를 그리도 나무랐을까? 나는 왜 내 가슴에 뿌리를 내리려는 너를 밀어내는 것일까? 질문하지 말아야지, 생각하지 말아야지, 이 밤이 또 꼴딱 넘어가게 흐트러진 구름을 파헤치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4절까지 읊조리고 나서야 너의 정수리에 사죄의 키스를 새기고, 너의 말랑거리는 두 볼에 데칼코마니 눈물을 붙이고, 내 손끝까지 자라지 않은 너의 손 마디마디를 쓸어내린다. 진심이 전해지지 않아서 서운하지 않구나. 네가 몰라줘서 고맙기만 하단다. 맴매 맞는 내 마음을 찰싹 때린다. 그렇게 나도 두들겨 맞다가 네 옆에 착 붙어 잠이 든다. 아파도 좋다. 코알라가 되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