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끝에 닿은
하늘 한 바람
서늘한 기운
따스한 기대
눈부신 햇살에
시큼한 재채기
하늘에서 내리는
하얀 꽃 눈
포근한 봄 눈이
살포시 손 등에 닿으면
살랑이는 미소로
두 뺨이 설렌다
봄 눈은 쉬이 녹지 않고
이제 곧
푸르른 생명이
세상을 안아주리라
지나는 걸음마다 말을 건넨다
올 해는 꼭 대답해 주어야지
봄 눈 녹아내리기 전에
네 미소로
사랑을 품었다
고백해야지
벚꽃의 계절입니다.
참 아름다운 꽃입니다.
아름다움 때문인지 만남이 짧아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의 발걸음을 부르는 마성의 꽃입니다.
어느 곳에서든지 함박웃음으로 꽃을 바라보는 이들을 만나는 봄의 전령입니다.
곧 있으면 만개하겠구나 생각해보니
뜻하지 않게 서글픈 마음이 밀려옵니다.
머지않아 봄이 지고 뜨거운 햇살에 녹아내릴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아채고 말았습니다.
생각해 보면 꽃이 피기 전 몽글몽글 봉오리가 맺힌
그 시간이 가장 행복할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만남보다 기다리는 마음속에 더 큰 설렘이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미래에 대한 기대감은 줄어드는 반면
걱정거리들은 시나브로 늘어갑니다.
계절이 반복될수록 시절의 색감을 마음에 담기보다
점점 더 빠르게 흐르는 시간의 속도에 마음을 재촉하며 살아갑니다.
기나긴 겨울과 지루한 더위에 비한다면
포근한 계절은 항상 짧게 느껴집니다.
뜻하지 않은 선물처럼 예쁘게 포장된 계절은 작고 아담합니다.
그 짧은 시간을 만나도 환희와 감동보다
이별이 먼저 떠오르는 걸 보면 저도 이제 제법 나이가 들었나 봅니다.
젊게 산다는 것이
멋진 옷을 입고,
특별한 음식을 먹고,
다양한 취미를 갖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내일 일을 염려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며 사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이 봄, 마음속으로 조용히 외쳐봅니다.
카르페 디엠 (Carpe Diem)!!!
지금 이 시간을 충실하게
걸으며, 웃으며, 사랑하며 살아가고자 합니다.
이번 봄에는 모두 계절 안에서 평안하시기를......
지는 봄에 아쉬움 없이, 그 마저도 행복한 시간이기를......
지난해 봄 사진입니다
2년 전 마스크를 쓰지 않았던 시절의 봄, 모델은 동거인으로 추정
p.s. 모델에 대한 비판은 상관없으나 사진에 대한 비판은 정중히 거절합니다.
ex) '아줌마 티 많이 남', '벚꽃 가리지 마요', '배에 힘줘도 살쪄보임'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