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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완 Mar 21. 2021

봄 눈




코 끝에 닿은

하늘 한 바람

서늘한 기운

따스한 기대


눈부신 햇살에

시큼한 재채

하늘에서 내리는

하얀 꽃 눈


포근한 봄 눈이

살포시 손 등에 닿으면

살랑이는 미소로

두 뺨이 설렌다


봄 눈은 쉬이 녹지 않고

이제 곧

푸르른 생명이

세상을 안아주리라

지나는 걸음마다 말을 건넨다


올 해는 꼭 대답해 주어야지

봄 눈 녹아내리기 전에

네 미소로

사랑을 품었다

고백해야지








벚꽃의 절입니다.

참 아름다운 꽃입니다.

아름다움 때문인지 만남이 짧아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의 발걸음을 부르는 마성의 꽃입니다.

어느 곳에서든지 함박웃음으로 꽃을 바라보는 이들을 만나는 봄의 전령입니다.


곧 있으면 만개하겠구나 생각해보니

뜻하지 않게 서글픈 마음이 밀려옵니다.

머지않아 봄이 지고 뜨거운 햇살에 녹아내릴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아채고 말았습니다.

생각해 보면 꽃이 피기 전 몽글몽글 봉오리가 맺힌

그 시간이 가장 행복할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만남보다 기다리는 마음속에 더 큰 설렘이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미래에 대한 기대감은 줄어드는 반면

걱정거리들은 시나브로 늘어갑니다.

계절이 반복될수록 시절의 색감을 마음에 담기보다

점점 더 빠르게 흐르는 시간의 속도에 마음을 재촉하며 살아갑니다.


기나긴 겨울 지루한 더위에 비한다면

포근한 계절은 항상 짧게 느껴집니다.

뜻하지 않은 선물처럼 예쁘게 포장된 계절은 작고 아담합니다.

그 짧은 시간을 만나도 환희와 감동보다 

이별이 먼저 떠오르는 걸 보면 저도 이제 제법 나이가 들었나 봅니다.


젊게 산다는 것이

멋진 옷을 입고,

특별한 음식을 먹고,

다양한 취미를 갖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내일 일 염려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며 사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이 봄, 마음속으로 조용히 외쳐봅니다.

카르페 디엠 (Carpe Diem)!!!

지금 이 시간을 충실하게

걸으며, 웃으며, 사랑하며 살아가고자 합니다.


이번 봄에는 모두 계절 안에서 평안하시기를......

지는 봄에 아쉬움 없이, 그 마저도 행복한 시간이기를......




지난해 봄 사진입니다


2년 전 마스크를 쓰지 않았던 시절의 봄, 모델은 동거인으로 추정


p.s. 모델에 대한 비판은 상관없으나 사진에 대한 비판은 정중히 거절합니다.

ex) '아줌마 티 많이 남', '벚꽃 가리지 마요', '배에 힘줘도 살쪄보임'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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