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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완 Oct 09. 2021

코스모스



하늘의 별들이

들판 가득

내려앉았다


같은 땅에 나고도

같은 색, 같은 모양

하나도 없다


그래

너 

우주를 닮았나 보다


꽃 잎에 저마다의

별을 하나씩 담고

각자의 모습대로

세상을 노래 하나보다


가을은

네가 주인이다

네가 없으면

가을이 아닌 것처럼






코스모스(Cosmos)는 혼돈(Chaos)과 대립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질서 정연함, 혹은 장식을 의미하며 우주를 뜻하기도 합니다.

고작 한 계절에 피었다 지는 평범한 꽃에 이토록 의미심장한 이름을 붙였는지 의아할 때가 있습니다.


우주는 상상으로도 잴 수 없을 만큼 광활합니다.

그 우주가 작은 꽃 하나에 담길 수 있을까요?


때론 사람을 우주에 비교하기도 합니다.

복잡한 신체 구조, 세포 분열, 아직 풀지 못하고 있는 인체의 수수께끼까지

저 넓은 우주가 한 사람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나는 언제나 혼돈 속에서 살아가는 것 같은데

내 몸은 질서 정연하게 흐르는 혈액과 세포의 움직임으로 하루를 살아 갑니다.

생각해보면 불안할 이유가 없습니다.

끝없는 우주가 그러하듯 나도 이 땅의 한 조각으로서

나고 사라지는 동안 내 빛을 밝힐 뿐입니다.


보라색 꽃 잎에 하얀 속살을 숨기고 있는 코스모스를 찾았습니다.

무언가 덜 자란 느낌이 듭니다.

꽃잎 두 개만 온전히 색을 채우고 있네요.

왠지 나를 닮은 것 같아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그래 너도 우주(cosmos)야.

채우던 부족하던 네 이름이 변할리는 없지


그렇게 가을은 허기진 마음을 채워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계절을 사랑합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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