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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완 Dec 10. 2021

사랑의 편지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

오래전 마음을 삼킨 고민이 아직도 멈추지 않습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감동과 미소를 남기고 싶은 마음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글이 발행되고 난 뒤에는 언제나 아쉬움이 한가득 쌓입니다.

차라리 돈을 받고 파는 글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부족한 글이라면 수익이 나지 않을 테니 내 탓으로 모든 걸 돌리면 되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매 달 글은 나와야 하고 글은 누구에게나 좋은 감정으로 읽힐 수 있어야 합니다.


쉬운 글이어야 합니다.

내 이야기가 아닌 읽는 사람의 문장으로 글을 써야 합니다.

어르신부터 어린아이까지 누구나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가장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은 특정한 누구에게도 불쾌하지 않은 글이어야 합니다.

그렇게 조심해도 모두에게 좋은 글이란 없습니다.

때론 불만도, 항의도, 욕설도 들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동을 나누어 주시는 분들이 훨씬 더 많았기에 계속 걸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20년 동안 글을 편집하고 발행했습니다.

오랜 습관처럼 적어 내려가다 보니 경어체가 더욱 편안한 글이 되었습니다.

겸손해서가 아니라 그저 오래 쓰다 보니 편안하게 느껴지면서 높임말이 내 피부처럼 붙었습니다.





이제 누구나 손에 컴퓨터 한 대 쯤은 들고 다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볼거리, 들을 거리, 읽을거리가 손안에 다 들어 있습니다.

지하철 승강장에 붙은 글에 시선을 모아 주시는 분들이 점점 줄어듭니다.

널리고 널린 광고판에서 글 하나 찾아내기가 어렵기도 하겠지만

음성과 영상이 널린 시대에 글을 찾아 읽는 일은 매우 귀찮은 일이 되었습니다.


시절이 그렇게 흐르고 있음에도 여유로운 시선으로 

글을 따라 읽고 감동을 나누어 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감동을 받았다고 연락을 주시면 그렇게 감사할 수가 없습니다.

오래된 친구의 반가운 연락을 받은 기분이 듭니다.

모든 글이 제 이름으로 발행되지는 않지만 하나하나 소중하게 편집하면서

누군가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습니다.


일러스트로 함께 동행해주고 계신 소리여행님께 특별한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덕분에 글 보다 그림 한 장이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요.

그중에서 그림으로 사랑을 나누는 사람이 가장 부럽습니다.

좀처럼 지루하지 않고, 볼수록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https://brunch.co.kr/@sound-travel



20년 넘게 이 일을 이어오는 동안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데에는

수많은 분들의 도움과 관심, 그리고 감동을 나누어주시는 고백이 있었습니다.

비영리법인에서 돈도 안 되는 글쓰기를 하면서도 항상 즐겁게 일 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이 공간이 더 많은 분들에게 사랑과 희망을 나누는 장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글로써 사랑을 나누고 픈 분들이 계신다면 더없이 환영합니다.

브런치에서 만난 네 분의 작가님들은 부끄러운 부탁에도 흔쾌히 자신의 글을 주셨습니다.

브런치 작가님들의 관심과 배려를 통해 글이 사랑이 될 수 있음을 뒤늦게 배워갑니다.

나 홀로 일할 땐 몰랐던 사실입니다.

 

사랑의 편지는 공공장소에 오픈된 우리 모두의 공간입니다.

우연히 지나치다 만나게 되면 마음속으로 인사라도 나누어 주십시오.

조금 부족하다 싶더라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내년에도 더 노력하는 마음으로 사랑을 나누겠습니다.

이 편지는 오로지 사랑을 전하기 위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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