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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완 Mar 10. 2022

두렵지 않은 내일을 위해



어린 시절, 신문에서 종종 읽었던 기사가 떠오릅니다.

‘20년 후 석유 고갈’

어린 마음에도 우리가 사는 세상에 큰 위기가 닥쳤음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석유 고갈을 걱정하지 않습니다.

시추기술이 발전하고 다른 유전이 발견되면서 

한 세대는 넉넉히 쓸 수 있을 만큼의 석유가 확보되고 있습니다.


오히려 다른 이유로 석유의 사용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친환경 에너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석유와 석탄이 주는 피해가 새로운 두려움이 되었고 

인류는 이를 줄이기 위해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한때는 두려웠던 일들이 시간이 지나면 기억에서 멀어집니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두려운 일들이 생겨나고 

이전에 나를 괴롭혔던 두려움은 두려웠는지 조차 기억에 남지 않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기말고사 성적표가 두려움이 었다면,

IMF를 직격으로 맞았던 대학 시절에는 취업이나 할 수 있을지 걱정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고 난 뒤에는 아이가 아프거나 다치는 일이 가장 두려웠다면

40대를 지나고 있는 지금은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노후 자금이 가장 큰 두려움입니다.


적당한 두려움은 인생을 지혜롭게 살아가도록 도와줍니다.

성적이 걱정되어 아등바등 공부하기도 했고,

이런저런 일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도 해 봤습니다.

육아의 두려움은 자연스럽게 아이들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졌으며

지금은 아내와 의논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종종 두려움의 적정 경계를 넘어설 때가 있습니다.

필요 이상의 걱정으로 에너지를 낭비하거나 주변에 피해를 주기도 했습니다.


아이는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바이러스에 노출되고 아프고 낫기를 반복합니다.

그러나 미숙한 부모는 그 기간이 길어지면 참지 못하고 화를 내거나 서로에게 탓을 넘깁니다.

두려움이 넘치면 가까운 누군가에게 상처를 남깁니다.

그래서 두려움이 넘칠 땐 불안한 마음을 흩트리고 스스로 감정을 다스릴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감정을 다스릴 수 있을까요?

전혀 불안하지 않은 삶을 찾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로또 1등에 당첨되면 잠깐 동안 세상을 다 가진 것 같더라도

이윽고 새롭게 밀려드는 불안감으로 인생이 리셋됩니다.

'이 돈을 어떻게 써야 하지?', '누가 알면 어떡하지?', '이 종이를 중간에 잃어버리지는 않을까?'

전혀 고민해 보지 못했던 불안들이 새롭게 채워집니다.

물론 이전에 고민하던 '집은 살 수 있을까?', '차를 살 수 있을까?', 

'소고기 먹고 싶은데'와 같은 고민들은 분해되어 한 동안 찾을 수 없을 테지만요.


여기서 배울 수 있는 한 가지 사실은 '두려움은 불확실성과 연관이 깊다'는 점입니다.

정해지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 심리가 두려움으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곳간을 가득 채우고, 운동을 하며, 보험에 가입하기도 합니다.

불안함을 조금이라도 날려 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을 전혀 느끼지 않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새로운 상황은 언제나 새로운 불안거리를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두려우십니까?

아마도 저만큼 두려움 속에서 사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고민을 사서 하는 사람입니다.

얼마나 고민을 많이 샀는지 통장은 텅텅 비어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 두려움러는 나름의 해결 방안을 하나 숨기고 있습니다.


두려울 때마다 글을 쓰는 것입니다.

두려운 마음을 마음속에 감추고 있을 때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글을 쓰고, 말을 하고, 표현을 하고 나면 두려움은 내 안에서 튀어나와 모습을 드러냅니다.

마음속 깊이 감추어 두었던 두려움의 진짜 모습이 드러나면서 두려움의 허점이 눈에 띕니다.

생각보다 별것 아니었구나 하는 마음으로 한쪽으로 밀어둡니다.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거슬리는 흉터 정도로 생각하며 무심히 넘길 수 있습니다.


물론 새로운 두려움이 밀려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프로 두려움러거든요.

두렵지 않은 시간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제법 프로가 되었다 자부합니다.

능수능란하게 이전의 불안을 잽싸게 밀어내고 새롭게 찾아오는 불안도 빠르게 스캔합니다.


이 모든 것이 혼자서 가능했을까요?

아닙니다.

글을 쓰면 누군가 읽어주는 상대가 있는 것처럼 불안할 때마다 등을 쓰다듬어 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불안의 문제는 결국 사람 안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필요치 않습니다.

단 한 사람이라도 진심으로 내 불안과 함께 해 주는 사람이면 됩니다.

함께 하는 이를 소중하게 바라보십시오.

당신의 불안과 함께 싸워주는 전우들입니다.


더불어 이 글을 읽어주시는 당신이 소중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나의 불안한 마음을 쓰다듬어 주시는 따스한 시선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할 수 있다면 나 역시 당신께 편안한 마음을 선물해 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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