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샀어야 했는데
나는 왜 투자하지 않았을까?
그때 그러지 말아야 했는데
나는 왜 그렇게 하고 말았을까?
그때 그 애를 붙잡아야 했었는데
나는 왜 그냥 보내고 말았을까?
그때 그냥 포기해야 했었는데
나는 왜 미련을 버리지 못했을까?
징그럽게 이어지는 후회 뒤에서
그가 나에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친구야
그때 네가 그랬기 때문에
지금의 네가 있는 거야
지금의 넌 너무 아름다워
너처럼 살지 못한 내가
후회스러울 정도로
친구들의 대화를 듣다가 생각나서 적어 본 시입니다.
이야기를 간추렸을 뿐 내용은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후회하는 친구와 괜찮다고 위로하는 친구, 두 친구는 제법 대화의 합이 잘 맞았습니다.
들을 땐 바보들인가 싶었는데 대화 내용을 다시 복기해보니
우리 모두의 삶이 오롯이 녹아 있는 대화였습니다.
자크 라캉은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라고 했습니다.
욕망의 실체가 불분명하다 보니 타인의 욕망을 보고 내 욕망을 그려낼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아무리 추구하고 쫓아가도 살아 있는 한 욕망의 끝에 다다르지 못합니다.
채울 수 없는 욕망,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자화상입니다.
채워지지 않은 욕망의 끝에는 미련이 남습니다.
포기해야 할 때가 되어도 쉽게 포기하지 못합니다.
그럴 때 친구의 고백을 마음에 담아봅니다.
그도 친구의 욕망을 욕망했음에도 그 욕망이 아름답다고 고백합니다.
진심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미련이 남은 친구에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욕망에서 자유롭지 못한 삶이지만 우리에게는 서로를 위로할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서로의 욕망을 응원하고 위로하는 마음으로 미련을 털어 내고
새롭고 건강한 욕망으로 다시 채울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여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채워지지 않은 당신을 응원합니다.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며 후회와 미련을 반복하는 당신은 너무나 인간적이고 아름답습니다.
이 글이 당신께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 위로가 제게도 위로가 될 것 같습니다.
타인의 위로로 위로받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