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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완 Apr 18. 2022

버려진 시간





홀로 남은 시간이

짙어 갈수록

선명해지는 버려진 자욱


나를 두고 간

너의 손 끝으로

진한 추억의 향기가

오롯이 두 뺨에 남았다


찬 바람에 온 몸이 시려도

마지막 너의 체온은

영겁을 따라 흐른다


세월이 지나

따스한 계절이 찾아와도

나는 여전히

먼지 쌓인 시간을 헤매어

너를 찾는다


너 만을 그린다




 


누가 두고 간 인형일까요?

제법 오랜 시간 담벼락에 놓여 있던 것 같습니다.

귀여운 인형이지만 표정은 왠지 슬퍼 보입니다.

하늘이 좋은 날 쓸쓸한 사진 한 장 담았습니다.

인형을 두고 간 누군가는 그리움이 남았을까요?


이 땅에 영원 한 건 없지요.

먼지처럼 사라질 몸 대단히 꾸미고 다닐 필요도 없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는 동안 나는 누군가의 손 길을 애타게 찾습니다.

외로움에 부서져 조각난 몸 뚱아리를 안고서라도 기어코 사랑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내가 찾는 사랑에는 욕심의 때가 묻어 있습니다.

내게 조금 더 유리하고, 내게 조금 더 필요하고, 

내가 조금 더 가질 수 있는 그런 마음을 숨기고 있습니다.


"내가 너 생각해서 그래.", "다 내가 널 사랑해서 그런 거야."

라는 말 뒤에 진짜 사랑이 있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자신이 만든 틀 안에 사랑을 욱여넣으려는 의도가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욕망에서 자유로울 때 우리는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습니다.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진실로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온전히 나를 버릴 때,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습니다.


사랑은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때론 그 자리에서 일어서서 앞으로 나아가야 사랑할 수 있습니다.

내가 움직이는 곳마다 그림자처럼 따라붙어 나를 울고 웃게 만듭니다.


버려진 마음에 희망이 싹트는 봄과 같은 마음을 기대합니다.

눈물이 마르지 않아도 사랑으로 치유받는 계절이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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