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by 류완


손을 잡는 순간

당신의 걸음은 변했어요


무릎을 곧게 펴지도 못하고

발 끝을 힘차게 뻗지도 못하고

사뿐히 무게 없는 걸음을 걸으며

오로지 맞추며 맞추는 한 발 한 발


불편할 법도 한데

긴 시간 동안

흔들림도 없더이다


길이야 어디서 끝이 날 테고

손 놓고 홀로 저만치 앞서갈 즈음이면

당신도 시원하게 성큼성큼 걸을 런가요?


혹여나 아이의 아이 내밀어도

다시 잡을 생각일랑 하지 마소

그때만큼은 내가 당신의 동행이어야 하니까






엊그제 찍은 사진 같은데

벌써 몇 년 전 사진이 되었네요.

5분이면 걸어갈 거리를 저렇게 짧은 걸음으로 10분이 걸렸습니다.

빨리 좀 가자고 해도 두 사람은 마냥 웃으며 수다만 나눌 뿐입니다.

딸이 아직도 엄마 껌딱지인 이유가 있습니다.


얼른 시집보내야지

안 그러면 내가 고독사하게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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