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물살을 타고 흐르는데
내 배는 강기슭에 머물러 있다
해는 짧게 비추고
그림자만 길게 늘어지는 어느 날
무에 뜬 결심인지
닻을 올리고
항해를 준비한다
때마침 바다로 물이 빠지고
떠오르지 못한 배는
물살에 기대어 머리를 떨군다
모두 멈춰라 하는 시간
세상은 반대편으로 흐른다
아니지
하루 두 번은 물이 들어오는데
내 삶에도 한 번은 더 바람이 불지 않겠는가?
희망을 품으면
기다림도 축제가 된다
늦은 시간은 없다
나아가는 결단만 있을 뿐
무언가 도전하려는 말을 던지면 하지 말라는 충고를 더 많이 듣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하기에는 늦은 시간이라 말합니다.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왜?'라는 의구심이 기어오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도전은 점차 멀어지는 것일까요?
도전은 청춘의 전유물이라 합니다.
젊을 때야 쓰러지고 무너져도 경험이라 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청춘들도 도전의 기회 한 번 제대로 얻기 어렵습니다.
중년의 푸념을 늘어놓기에는 현실은 모두에게 녹록지 않습니다.
학원 서너 곳을 다니는 어린아이부터 외로이 노년을 흘러 보내시는
어르신들까지 모두 저마다의 삶의 무게를 내려놓지 못하는 요즘입니다.
하루에 두 번은 밀물과 썰물이 들고 나는 것처럼
누구에게나 삶에 두 번은 희망이 물밀듯이 들어오면 좋겠습니다.
한 번 즘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는 발걸음이 무겁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자연의 이치가 그러하듯 누구나 때가 되면 희망의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물이 빠진 후에도 배에서 내리지 않고 구멍 난 곳을 메우고,
항해를 연습하며 반드시 돌아올 밀물을 기다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하루 해가 무척 짧습니다.
집을 나설 때는 어렴풋 햇살이 들어오더니
집에 오는 길엔 애초에 어둠만 남은 것 같은 하루의 끝을 걷습니다.
밤이 긴 날이면 낮을 기다리기보다 밤을 즐기며 살면 되겠지요?
오늘도 나는 내 배에 머물러 채비를 차립니다.
따로 내일을 계획하지는 않습니다.
어디까지 흐를지 모르는 삶,
이제 한 뼘이라도 나아간다면 만족할 만큼 욕망의 때는 벗어졌습니다.
고요함에 마음을 녹이고 등불 아래 손을 데우다 보면
언젠가 따스한 햇살이 나오라고 손짓을 할 테죠.
그 날이 오면,
조용히 일어서서 오래된 친구를 만난 듯 반갑게 맞이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