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지만 같은 삶은 아니야.
위드 코로나가 시작됐다. 함께 살아가자는 의미다. 코로나19가 출현한 후로, 우리 모두는 약 1년 10개월간 코로나를 막기 위해 노력했었다. 앞으로가 위드 코로나라면, 지난 시간은 위드아웃 코로나였다고 할 수도 있다. 바이러스 없이 살아보자는 의미였던 것이다.
전 세계 국가들은 코로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노력했고, 의학 선진국들은 백신과 치료제를 앞다투어 개발했다. 그러나 우리 삶에 깊숙하게 침투한 바이러스를 지구 상에서 떠나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걸까. 많은 국가들이 백신 2차 접종률을 70%에서 80% 이상을 달성하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발생하는 확진자 수는 생각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공공의 적인 바이러스와 공생할 때가 된 것이다.
위드 코로나 첫째 날인 오늘, 새로운 변화를 가장 크게 느끼게 된 점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재택근무의 축소와 폐지 그리고 다른 하나는 회식의 재개다.
아내와 내가 다니는 회사는 코로나 확산 방지에 대한 대응책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었다. 서로 다른 회사에 다니지만 우리 둘은 근무 일의 50% 정도를 재택으로 일을 하였다. 결혼생활이 시작됐던 6월부터 우리는 이렇게 시작했다. 지난 5개월 동안 정말 많은 시간을 같은 공간에서 보냈다. 처음부터 그렇게 시작했기 때문에, 애초에 방 하나를 홈 오피스로 꾸몄다. 각자의 책상과 업무용 피시를 설치하고 그곳을 우리의 사무실로 여겼다.
아침이면 커피 한잔씩 내려서 하루를 시작했다. 아침 근무를 끝내고 점심을 지어먹고, 오후 근무가 끝나면 저녁을 준비했다. 아마도 갓 결혼한 맞벌이 신혼부부 중에서 우리만큼 집에서 밥을 자주 해먹은 사람들이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이런 생활이 익숙해지고 당연한 것으로 여겨질 무렵, 정부는 위드 코로나를 발표했다. 11월부터는 다시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자는 것이었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재택근무를 정원의 30% 이내로 축소하였다. 아내가 다니는 회사는 재택근무를 전면 폐지하였다.
다른 변화는 회식의 재개다. 아내와 나는 개인의 일정이 생기면 곧바로 서로에게 이야기를 해준다. 퇴근 후 돌아와 우리는 서로의 회식 일정을 공유했다. 위드 코로나의 첫날에 각 회사는 회식을 다시 시작한 것이다. 다 같이 모여서 먹고 마시는 문화가 1년이 넘게 겨울잠에 들어있다가 깨어난 것이다. 신입사원이 온 후로 반년이 넘은 것 같은데, 덕분에 이제야 환영회를 해주게 될 것 같다.
코로나가 시작되고 사회생활에서 편안함을 많이 느꼈다. 불편한 인간관계를 억지로 유지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불안한 마음과 마음 사이에 쉼표를 찍었다. 실선으로 이어진 연결고리를 점선으로 바꾸었다. 사이사이에 여유가 생기게 되었다. 여러 성향의 사람을 대하는 방법에 대해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되었다. 이런 시간이 더 길게 주어졌다면 마음이 더욱 유연하게 되었겠지만, 이제는 여기서 마음 수행을 멈출 땐가 보다. 그래도 오늘 회사를 다녀온 결과, 나의 마음이 참 단단해진 것을 새삼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