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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민 Feb 08. 2021

영화 <소울>로 들여다본 나의 인생

진짜 가치 더 진짜 같이

지난 주말, 극장에서 애니메이션 '소울'을 관람했다. 나는 영화를 볼 때 사전 지식 없이 보는 것을 즐겨한다. 기대가 없었는데 재미있었을 때의 그 쾌감을 즐기기 때문이다. '소울'역시 아무런 배경 지식 없이 관람했다. 크게 감동은 없었지만, 뜨거운 눈물 한 방울이 흘렀다. 나는 왜 눈물을 흘렸을까?. 그것도 뜨거운 것을. 


진짜 가치 더 진짜 같이


애니메이션, 게임을 보면서 늘 입에 달고 살았던 말이 있다. "우와 그래픽 진짜 같다". 요새는 게임이건 애니메이션이건 진짜 같은 건 의미가 없는 것 같다. 그 진짜 같음을 넘어서 그 애니메이션 만의 세계관을 얼마나 잘 표현했는지가 더 중요해진 것 같다. 애니메이션 소울도 정말 진짜 같다. 



저 흑인 가수가 들고 있는 악기도 정말 진짜 보다 더 진짜 같았다. 그런데 중요한 건 앞에서도 말했던 것처럼 진짜 같은 것이 아니다. 진짜 가치 가 중요하다. 주인공인 '조'는 어렸을 적 아버지가 데려간 재즈 바에서 재즈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것을 보고 그것을 업으로 삼으려 한다. 그 순간에 일어났던 영혼의 '불꽃'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겐 두 가지 갈림길이 있었다. 첫 번째는 현재 업으로 삼고 있는 학교 밴드부 교직에서 얼마 전에 정직원 제의를 받았다는 것. 그리고 두 번째는 평생 꿈꿔왔던 최고의 재즈 밴드의 일원으로 무대를 설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것. 



하지만 모든 선택이 그렇듯 어떤 한 가지를 선택하면 다른 한 가지는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아마 정직원이 되면 자유롭게 시간을 낼 수 없으니 밴드 생활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지 않을까 싶다. 우여곡절 끝에 그는 자신의 간절히 염원했던 밴드 무대에 설 수 있었고, 최고의 무대를 선보였지만 몰려오는 허무감에 보컬을 맡은 가수에게 물어본다. "이다음은 뭐죠?". 그녀는 대답한다 "내일 이 자리에서 다시 공연하는 거죠". 정말 간절히 바랬던 것을 이루면 한 없이 허무함을 느낄 수 있다. 생각보다 별것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사원증을 목에 거는 것이 꿈이었다. 첫 취직을 하고 그 꿈을 이뤘더니 너무나 허무한 기분이 들었다. "그다음은 뭐지?"라는 나의 물음에 나는 아무런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우리의 인생 목표는 다 허무하고 허망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응당 사람이라면 거창한 인생의 목표가 있어야 한다?. 그것도 아니다. 사람은 저마다의 목표, 꿈 그리고 '만족'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군대 선임 중에 이런 말을 했던 사람이 있다. 자신이 어렸을 때 삼촌이 "너는 꿈이 뭐야?". 이에 선임은 "그랜저 사는 거!". 삼촌은 "그랜저 사는 게 왜 꿈이야?"라고 묻자, "그랜저는 비싸니까!, 돈 많이 벌어서 그랜저 살 거야! 그럼 부자잖아!". 이런 대화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당시엔 웃긴 에피소드이다 라고 생각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사람의 꿈은 누구나 다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하고 감탄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저마다의 다른 '만족' 그리고 '삶'이 존재하기 때문에 인생의 목표는 온전히 자신의 것이면 된다는 것이다. 



인생의 목표와 만족을 구분해보자 


인생의 목표 어떻게 잡고 있는가?. 누가 내 목표를 어떻게 잡는지 자세히 알려준 적이 있을까?. 생각해 보면 나는 그런 것 없이 사회가 정해둔 흐름을 따라왔었던 것 같다. 남들 다 가는 대학에 성적에 맞춰 갔고, 진학했던 대학의 과에 맞춰 공부를 했고 진로를 정하고, 유학을 가고, 취업을 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엘리트 코스를 밟은 것도 아니다. 그냥 사회에서 정해둔 최소한의 것을 나름 잘하고 있다며 둥둥 흘러 왔다. 



그렇게 둥둥 흘러가며 정한 나의 인생의 목표는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목에 사원증 거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귀엽기도 하지만 안타깝다. 어떻게 나의 인생의 목표가 그런 사원증이라는 것에서 멈췄었을까. 그렇다면 인생의 목표를 어떻게 해야 잘 잡을 수 있을까?. 나는 중요한 결정, 특히 나의 진로, 인생이 걸려있는 결정을 할 때에는 '마인드 맵'을 그려보곤 한다. 이 마인드 맵에는 가장 큰 유의점이 있는데 사회가 원하는 '나'와 진짜 '나'를 잘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찍먹이던, 부먹이던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라고 가정해보자. "둘 다 맛있으니까". 그런데 탕수육을 먹을라고 했더니 주변에서 핏대 세우며 "탕수육은 찍먹이야!'라며 분위기를 조장한다고 하자. 그럴 경우에는 사회적 분위기에 맞춰 찍먹을 선택해도 상관없다. 난 둘 다 괜찮으니까. 하지만 둘 다 괜찮지 않고, 하나만 좋다고 생각했을 경우 마인드 맵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꼭 선택하여 가지를 쳐야 한다는 것이다. 



내 삶의 진짜 가치는 진짜 같은 것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진실로 내가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 선택이야 말로 비로소 나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당장 오늘부터 실천해보는 것을 어떨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메뉴로 저녁을 먹어보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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