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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Choi Jan 27. 2023

자녀교육 불변의 법칙

칼 비테 저/베스트트랜스 역 | 미르에듀

년 전, 아들이 3~4살 정도 되었을 때 직장선배 한 분이 추천해 주신 책이다. 그분이 본인의 자녀를 훌륭하게 키워내시는 것을 옆에서 지켜본 터라 더욱 신뢰가 가서 읽어본 책. 아이가 초등학생이 된 지금, 다시 이 책을 읽어보니 그동안 일부 실천한 것도 있고, 여전히 잘 못하고 있는 부분도 있음을 깨닫게 된다. 지금까지의 자녀교육을 되돌아보고 반성하게 만드는 책이다.


(17p) 편의상 뛰어난 재능을 100, 바보가 될 재능을 0, 평범한 재능을 50이라고 한다면, 모든 아이들이 똑같이 교육받으면 생의 모습은 재능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하지만 현실 속에서 많은 아이들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해 재능의 절반도 발휘하지 못한다. 반면 잠재력을 충분히 이끌어 낼 수 있는 교육을 아이들에게 실시한다면 재능이 타고난 만큼 발휘돼 보통의 재능을 가진 아이도 뛰어난 재능을 가진 아이보다 더 앞설 가능성이 있다.


사실상 이 책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는 대목이다. 선천적 재능이 전부라면 자녀교육은 의미 없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잠재력을 충분히 이끌어 내는 교육을 하게 되면 타고난 재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한 아이의 미래에 있어, 자녀교육의 방식과 부모의 역할은 그만큼 중요하다.


(39p) 아이의 순수한 마음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가 최대한 빨리 세상의 진면목을 이해하고 진정한 '선'을 추구하게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에게 진정한 '선'이 무엇인지 또 '악'이 무엇인지 말해 주는 부모는 그리 많지 않다. 악이 뭔지 모르면 선도 행할 수 없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좋은 것만 보게 하고 좋은 것만 해주고 싶어 하지만, 저자가 말한 것처럼 나 역시도 아이가 사회의 어두운 면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의 순수한 마음을 지켜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상은 마냥 착하지 않기 때문에, 어둡고 거친 면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본인의 몸과 마음을 보호할 수 있다.


(49p) 타인에 대한 배려와 관심을 가르치는데 가정교육 그리고 부모의 말과 행동은 매우 중요하다. 나는 칼이 어릴 때부터 고상한 사람이 지식이 많은 사람보다 더 존경받는다고 가르쳤다. 사람의 가장 큰 행복 중의 하나는 고상한 성품을 갖는 것이다. 고상한 사람은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고 스스로 어려움을 극복하며 타인의 고통을 함께 나눌 줄 안다.


'고상한'으로 번역한 것이 조금 맘에 들지는 않지만, 바른 성품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했다. 가끔 와이프를 통해 아들과 같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말썽쟁이들에 대해 듣게 되는데, 아이 문제의 대부분은 부모에게 그 원인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아이의 성품을 결정하는데 부모의 역할이 큰 이유다.

지식이 많은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좋은 성품과 인격을 갖추는 일이다. 나는 아이에게 그 경중을 꼭 알려주고 싶었다. 수학, 영어 같은 공부 지식의 습득보다,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는 성품을 갖추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함을 말이다.


(52p) 내가 칼을 가르칠 때 가장 우선시한 것은 선천적인 개성을 개발하고 독특한 견해와 창의력을 키우는 것이었다. 이런 능력이 있어야 개성이 뚜렷해져서 새로운 관점과 사상을 가지고 세계에 공헌할 수 있다.


무슨 일을 하든지 자신만의 관점을 가지는 것은 중요하다. 저자처럼, 나 역시도 내가 먼저 이야기해 주기 전에 최대한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 보려고 노력한다. 책이나 영화를 보고 난 뒤에도 본인의 생각을 말할 수 있게 하고, 남들과 다른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나는 어릴 때 자신 있게 내 생각을 말하기보다 '정답'을 말하기 위해 애썼던 것 같다. 그래서 내 아이에게는 비록 그 생각이 틀렸다고 할지라도 먼저 자기 생각을 말해보도록 한다. 내가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더더욱 신경 쓰는 부분.


(56~57p) 많은 사람이 잘못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책임감은 어른이나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중략) 칼을 교육시킬 때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칼이 자신의 의미와 타인에 대한 영향력을 인식하게 해서 자신의 소속과 가치를 깨닫고 책임감과 자긍심을 갖게 했다. 책임감과 자긍심을 느끼는 범위는 나이가 들면서 점점 넓어지는데, 가정에서 미리 배우지 않으면 어떻게 사회와 인류에 대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겠는가.


어린 아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가치를 깨닫고 자신의 존재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저자의 의견에 백번 공감한다.


(65p) 나는 칼에게 엄격한 아버지였지만 한 번도 어린아이처럼 대한 적은 없다. 어떤 부모는 엄격하게 교육한다는 일념으로 아이를 가혹히 대하고 자존심을 다치게 한다. 이런 부모는 엄격한 교육도 필요하긴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아이의 자존심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한 때는 아이에게 화도 많이 내고 체벌을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아이의 자존심을 지켜줘야 한다는 조언을 듣고 지금은 화내기보다는 최대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온화하게 이야기해 보려 노력 중이다.


(67p) 아이에 관한 문제는 대부분 논리적으로 풀리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러므로 부모는 지식으로 무장해서 아이를 비웃기보다 인내심을 가지고 모든 문제에 대답해야 한다. 비웃으면 아이가 질문하기를 꺼린다. 질문은 아이가 지식을 학습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부모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를 때 남에게 묻거나 스스로 연구해서라도 아이들의 물음에 대답해야 한다.


일단 아이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대답해 주고, 내가 모르는 내용은 인터넷 검색의 도움을 얻어 설명해 준다. 내가 아는 내용이지만, 아이가 신나게 떠들어 댈 때는 다 아는 표정을 짓지 않고, 처음 들은 것처럼 연기한다. 그리고 나도 아이와 똑같이 관심을 표현하며 폭풍질문을 쏟아낸다.


(76p) 성장하는 아이에게 칭찬과 격려는 필수다. 지나치지 않고 상황에 걸맞은 칭찬은 자신감의 근원이 된다. 부모는 아이에 대해 자신감을 칭찬으로 표현하면서 아이가 스스로 자신감을 키우도록 도와야 한다.


나는 사실 잘한 일에도 칭찬을 많이 못 받고 자랐다. 그래서 아이에게는 칭찬과 격려를 많이 해주려 노력한다. 어릴 적 부모에게 받은 진심 어린 칭찬과 인정은 어른이 되어서도 행복한 기억으로 남는다. 그리고 그러한 기쁨들이 쌓여 아이의 자신감이 된다.


(94~95p) 나는 칼이 공부할 때 무엇에도 방해받지 않고 집중해서 공부하게 유도하고, 공부 시간과 휴식 시간을 엄격히 구분해 지키게 했다. (중략) 또한 나는 칼에게 무슨 일이건 신속하게 처리하는 습관을 길러주었다.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을 미루며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이유는 어릴 때 신속하게 일을 처리하는 습관을 기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습관의 중요성이다. 자신이 스스로 시간과 일정을 통제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할 일을 메모하고 다한 일은 선을 그어 다했다는 표시를 하게 하는 습관. 그리고 가만히 놔두면 마냥 흘러가 버리는 '시간'의 소중함에 대해 아이에게 이야기해 주고, 본인에게 주어진 일은 최대한 빨리 신속하게 하라고 말한다.


(107p) 엄격하게 교육하되 아이가 이를 감당할 수 없을 지경까지 치달아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가 막다른 골목에 몰려 무력감에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결국 화를 내고 만다.


아이를 혼낼 때 주의할 점이다. 잘못을 했을 때, 따끔하게 혼내는 것은 필요하나, 과한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교훈.


(116p) 나는 칼을 지도하면서 칼이 직접 할 수 있는 일이면 대신해주지 않는 원칙을 항상 고수했다. 부모가 아이의 일을 도맡아 하는 것은 아이의 능력과 용기를 의심하며 스스로 할 기회는 앗아 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는 아이가 자신의 능력을 키울 기회를 빼앗고 아이의 적극성에 상처를 입히는 짓이다.


내가 잘 못하고 있는 부분.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2학기쯤에 이제는 자기 혼자 학교에 걸어가겠다고 하길래, 불안한 마음에 와이프한테 애 가는 거 잘 보라고 신신당부를 했었다. 아직도 뭐가 먹고 싶다고 하면 내가 직접 꺼내어 주고, 샤워도 시켜주는 편. 하지만 이제는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을 더 늘려가도록 도와주어야 할 듯하다.


(119p) 역경과 좌절은 사람의 의지를 더 강인하게 만드는데, 강인한 의지로 역경을 이겨 낸 사람은 실패의 교훈과 성공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많은 생명력과 경쟁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아이가 용감하게 좌절을 대하게 하려면 어릴 때부터 심리적 수용력을 단련시켜야 한다.


아이의 이제까지의 좌절은 고작 어려운 수학문제를 못 푸는 것 정도일 것이다. 아이가 좌절감을 겪게 될 때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느냐는 매우 조심스러운 문제이다. 용감하게 좌절을 마주하고 다시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부모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125p) 부모가 모든 것을 결정한 뒤에 아이가 수동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밝힐 수 있게 해야 한다. 아이는 어른의 일에 참여했을 때 부모를 더 잘 이해하고 적극성을 발휘해서 부모에게 자신의 능력을 보여 준다. (중략) 이해는 교류의 기초요, 대인관계에 필요한 기초 소양이다.


집안일을 할 때도 아들에게 도와달라고 하고, 우리 가족과 관련한 나와 와이프의 대화에도 참여시키려고 노력한다. 실제로 아들도 그런 일이나 대화에 굉장히 끼고 싶어 한다.

'아이가 어른의 일에 참여했을 때, 부모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부분은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아직은 아이가 부모를 이해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지만, 가정에서의 이런 교육들이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상대방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을 듯.

내가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만약 나만 옳다는 생각이 고착화되면 대인관계에 있어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자기 입장만 생각해서 나는 옳고, 남은 틀리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과의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연습을 하는 것은 그래서 꼭 필요하다. 어린 시절부터 가정에서 부모와의 자유롭게 대화해 보는 것은 이런 연습의 일환이다.




분명 책을 읽기 전에는 '아버지'의 마음가짐이었는데, 다 읽고 나니 아버지의 입장이 아닌 '아들'의 입장으로 돌아간 느낌이 들었다. 아들의 입장에서는 과연 어떤 아버지가 좋을까. 이 책을 읽으며 아이를 올바로 키워내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다시금 느낀다. 그리고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결심과 반성을 함께 해본다.


(궁금증 해결) 그래서 저자의 아들은 어떻게 되었나?

칼 비테의 아들 칼은 아버지의 철저하고도 계획적인 교육 덕분에 9세 무렵 6개 다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천재의 면모를 드러냈다. 또한 10세에 최연소로 라이프치히 대학교에 입학했고 13세에 기젠 대학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6세에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곧바로 베를린 대학교의 법학부 교수로 임명됐지만 프러시아 왕의 명령을 받아 18세에 이탈리아에서 법률을 공부한다. 유학을 마치고 귀국 후 칼은 1883년 83세로 빛나는 생을 마감할 때까지 국왕의 뜻을 받들어 독일의 많은 대학에서 법학 강의를 이어 나갔다.


1장 | 조기교육이 아이의 미래를 결정한다
아이의 운명은 어머니의 손에 달렸다
타고난 재능보다 후천적인 교육이 더 중요하다
유아기는 도자기를 만드는 찰흙과 같다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오감 훈련을 시작하라
재미있고 흥미로운 놀이로 아이를 교육하라

2장 | 자존감을 가진 아이가 지혜롭게 성장한다
세상을 바르게 보는 분별력을 심어라
슬기로움과 현명함을 갖추게 하라
다양한 분야를 골고루 체험하게 하라
독립성을 길러 주라
아이의 자존감을 지켜 주라

3장 | 생활습관을 잘 들인 아이가 올바르게 자란다
건전한 친구들과 어울리게 하라
진심 어린 격려로 자신감을 갖게 하라
바른 소비 교육으로 절약하게 하라
인내를 가지고 탐구하게 하라
겸손을 잃게 하는 과한 칭찬을 삼가라

4장 | 행복한 아이는 몸과 마음이 건강하다
반항하는 아이를 온화하게 지도하라
용기를 단련해 주라
사교성을 기르고 경청하는 태도를 가르쳐라
지덕체가 풍부한 아이로 키워라
건강과 인격이 최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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