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이야기한 "박사 졸업을 위한 3대 관문" 중 첫 번째 관문인"1) 학위논문 자격시험 합격"과 관련하여 박사과정 코스웍 수업 듣는 팁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학교에는 반드시 수강해야 할 전공필수 학점과 과목, 최대 몇 학점까지 수강해야 학위논문 자격시험, 즉 졸업시험을 볼 요건이 충족되는지에 대해 내부 규정에 명시되어 있을 것입니다. 또한 실제 규정에는 나와있지 않더라도 학과에서 어떤 수업은 꼭 들어야 한다던가, 지도교수님의 수업 몇 개는 꼭 들어야 한다는 등의 비공식 규정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이러한 것들을 꼼꼼하게 확인한 후,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졸업시험 합격)를 거두기 위한 전략을 짜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다음의 5가지 판단기준으로 시간표를 짜서 수업을 듣고 졸업시험을 준비했었습니다.
#1_졸업시험 볼 과목은 최대한 뒤로 미뤄라.
졸업시험은 전공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5과목 정도로 정해집니다. 인간의 기억력은 한계가 있기에 최근에 공부했던 것이 기억에 많이 나고, 자료 정리도 잘 되어 있기 마련입니다. 오래 전에 수업을 들었던 것은 머리에 남아있는 것이 많이 없고, 수업자료도 도대체 어디에 두었는지 찾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제는 나이를 인정하셔야...)
그렇기 때문에, 졸업시험 때 선택할 과목인 경우에는 최대한 졸업시험 일정에 가깝게 맞춰놓고 수강하는 것이 좋습니다.
#2_수업 난이도와 직장생활 일정에 따라 배분하라.
직장생활에도 사이클이 있기에, 특별히 바쁜 기간이 있고 널널한 기간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기간에 맞춰 바쁜 일정이 있는 기간에는 수업 부담이 적은 과목을 수강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반대로 하는 식으로 시간표를 짜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수업 난이도나 부담은 첫 수업이나 두 번째 수업 정도에서 대부분 가늠할 수 있으실 겁니다. 아마도 수강변경 기간이 있을테니, 이럴 때 간을 한번 보시고, 만약에 그 학기가 업무가 몰리는 시기라면, 수업이 좀 어렵다거나 시간 투자를 많이 해야할 과목은 되도록 피해서 수강하는 것이 좋습니다.
#3_방법론 수업은 최대한 먼저 들어라.
방법론 수업은 기본이 되는 수업이기 때문에, 연구방법론이나 통계, 또는 학위 논문에서 쓸 수 있는 이론적 틀이 될 수 있는 과목의 경우, 박사과정 첫 학기나 둘째 학기 쯤에 미리 들어서 그 이후에 듣는 과목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방법론은 비단 졸업시험을 대비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향후 논문을 학술저널에 게재해야 하거나 학위 논문을 작성하는 경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양질의 수업을 잘 골라서 수강하시는 것이 유리합니다.
#4_많이 듣는 과목은 같이 들어라.
당연한 이야기지만, 수업은 혼자 듣는 것보단 여러 명이서 같이 듣는 것이 유리합니다. 직장생활하다보면 피치 못하게 수업을 빠져야 할 일도 있기 때문에 혹시 수업에 빠지게 되어도 같이 수업을 듣는 동료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모두가 힘든 여정을 가고 있는 동료들이기 때문에 서로 도울 수 있는 부분은 도와가며 수업을 듣는 것이 아무래도 낫겠죠. 그리고 박사과정에서 네트워킹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에 수업을 같이 들으며 친해지면 졸업 후에도 든든한 배경이 될 수 있습니다.
#5_그래도 꼭 듣고 싶은 과목은 들어라.
하지만 꼭 듣고 싶은 과목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시간이 어쩌면 학교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듣고 싶은 수업은 또 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본인이 꼭 듣고 싶었던 수업이라면, 직장생활이나 졸업시험을 준비하는데 큰 부담이 없는 선에서 수강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소속된 학과가 아닌 다른 학과에서 인공지능 관련된 수업을 몇 개 들었었는데, 그 전까지 관련 지식이 전무했던 터라 그 과목을 듣고 사전 지식이 많이 생겨서 뿌듯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졸업시험에 선택할 과목과는 무관했던 수업이었지만, 향후 업무를 하는데도 도움이 되었었고, 평소의 지적 호기심도 충족되어 좋았던 듯 합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도 중퇴한 리즈 칼리지 재학시 들었던 타이포그래피 수업이 향후 매킨토시 개발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회고했던 것처럼, 누구나 그런 일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이 팁은 제 경험을 기준으로 하여 말씀드리는 내용이기에, 각자 원하시는 방식대로 수업을 들으셔도 무방합니다. 다만, 그것이 어떠한 방식이라 하더라도, 졸업시험은 박사 수료를 위해 당연히 합격해야 하는 관문입니다. 그리고 그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최소한의 노력으로 성과를 얻는 방법을 연구하셔야 합니다. 왜냐하면, 직장생활을 병행하고 있는 박사과정생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