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이야기한 "박사 졸업을 위한 3대 관문" 중 두 번째 관문인 "2) 학위논문 제출자격 충족"과 관련하여 국내외 학술저널 게재와 학위논문과의 관계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졸업시험을 합격해서 '수료'까지 하게 되면, 졸업이 눈앞에 있다는 생각에 뿌듯해질 것입니다. 하지만 긴장을 늦추어선 안됩니다. 바로 이 게임의 끝판왕인 '학위논문'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이 끝판왕을 이기지 못해 수료로 마감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수료 이후 학위논문 제출자격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국내외 학술저널에 논문이 게재되어야 합니다. 저는 학술저널 투고 절차나 게재 난이도는 차치하고, 어떤 전략을 세워야 이 요건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충족하실 수 있는지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1_빅픽쳐를 그려라.
최소 3년, 길면 5년 이상이 걸리는 박사과정에서 어떤 연구를 할지 큰 그림을 먼저 그려보는 것이 좋습니다. 조금 큰 범위의 연구주제를 잡고, 박사과정 중에 할 연구에 대한 큰 틀의 계획을 먼저 세우는 것입니다.당연히 금방 되진 않을 것입니다. 그 분야의 선행연구 조사도 많이 해야 되고, 본인의 연구질문에서 어떤 부분이 연구수요가 있는지, 빈 곳이 있는지 확인도 해야 합니다. 물론 아주 운이 좋으시다면, 지도교수님께서 평소 연구하시던 분야 중 어떤 특정 분야에 대해 연구해 보라고 추천해주시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그 분야의 연구동향에 대해 감을 잡고 싶다면, 오랜 기간 동안 그 분야를 연구한 학자들이 쓴 'systematic literature review on (연구분야)'라는 제목의 논문이 있습니다. 이러한 논문에는 지금까지의 연구동향들이 각 세부 분야별로 정리되어 있고, 그중 어떤 분야가 특히 많이 연구되어 왔고 앞으로 어떤 분야를 연구하면 좋을 것 같다는 내용들이 담겨 있어 연구방향을 잡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막막한 느낌이 드신다면, 본인의 연구분야에서 출판된 이런 형태의 논문들을 먼저 훑어보고 연구를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2_소주제 2~3개를 쪼개어, 각 소주제를 학술저널에 투고하라.
큰 그림의 연구계획을 세워 두었다면, 그 연구주제를 2~3개 정도의 소주제로 쪼개어 논문으로 작성하기 위한 준비를 하시면 됩니다. 당연히 소주제는 학술저널에 실릴 수준의 완결성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소주제에 대한 논문이 정리되는 대로 하나씩 학술저널에 투고합니다.
학술저널에 투고하면 동료 학자들로부터 리뷰를 받게 됩니다. 리뷰 내용을 보면 내가 쓴 논문의 부족한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리뷰 사항을 반영하여 수정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논문의 품질이 향상되는 것을 느끼시게 될 것입니다. 또한 학술저널 논문 게재 시, 졸업요건 중 하나인 논문 게재건수가 충족될 수 있습니다.
보통 학위논문과 학술저널 게재를 별개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학술저널 게재는 학위논문을 작성해 가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부산물로서 생각하셔야, 좀 더 효율적인 시간 관리가 가능할 것입니다. 또한 SCI급 해외 학술지는 투고에서 게재까지 소요시간이 길 수 있으므로, 일정을 여유있게 확보해두고 미리 투고를 하시거나, 해외 학술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게재 가능성이 높은 KCI급 국내 학술지에 먼저 제출하여 졸업요건을 충족시켜 놓는 방법도 있을 수 있습니다.
#3_학술저널에 게재된 논문들을 모으고 +a를 만들면 학위논문 완성!
이제 학술저널에 게재된 논문들이 하나씩 쌓여갈 것입니다. 이런 논문 2~3개를 모아 일관성 있게 정리하고, 그 논문들을 포괄할 수 있는 종합 시사점을 작성하여 학위논문을 작성하시면 됩니다. 대략 다음과 같은 형태의 초안이 만들어지게 될 것입니다.
1) 연구 필요성 2) 선행연구 정리 3) 1번 소주제 논문 정리 4) 2번 소주제 논문 정리 5) 3번 소주제 논문 정리 6) +a 내용 추가 (선택사항) 7) 결론 및 시사점
이제 이 요건까지 충족하셨다면, 이제 학위논문만 완성하면 됩니다. 그리고 논문심사 통과라는 마지막 관문이 바로 눈앞에 있습니다. 그것만 통과되면 드디어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