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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Choi Mar 16. 2023

빈정거리는 말투가 일상인 사람

부정적인 에너지는 걷어내자.

예전부터 알고 지냈던 어떤 사람을 오랜만에 다시 만날 일이 있었다. 그 사람은 빈정거리고 비아냥대는 말투를 자주 썼던 사람이었는데, 그 모습에 거부감이 느껴져 가깝게 지낼 필요까지는 없겠다고 생각했었다.


시간이 흘러 오랜만에 다시 그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그 말투는 여전했고 불편했다. 분명 나에 대해 무엇인가를 이죽거리고 빈정거린 것은 아니었는데도,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와 상대방을 바라보는 인식이 그 빈정거리는 말투 속에 배어 나와, 왠지 모를 거부감이 들었다.


이 사람 외에도 빈정거리는 말투를 쓰는 몇 명의 사람들을 지켜보니, 몇 가지 특징이 있었다.


좋은 것을 좋다고, 잘하는 것을 잘한다고 말하지 못한다. 남이 잘하는 부분을 칭찬하지 못하인정하지 못한다. 누가 보아도 객관적으로 대단한 성과를 이룬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아 빈정거리고  성과를 까내리기 일쑤다. 상대방을 폄하한다고 해서 자신이 높아지는 것이 결코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렇다고 싫을 것이 있을 때는 제대로 이야기할까. 싫으면 싫다고 솔직하게 말하지도 않는다. 싫은 부분이 있다면, 그냥 솔직 담백하게 싫다고 하거나, 해결을 하거나, 참거나 하면 되지 않나. 남 핑계를 대거나, 구차한 이유로 회피하거나, 앞에서는 못할 말을 뒤에서 비꼬고 빈정거리기만 한다.


빈정거림을 '유머'로 포장하는 일도 잦다. 대부분 이런 말투를 쓰는 사람들은 유머, 풍자, 비유, 해학 등으로 자신의 보잘것없는 빈정거림을 포장한다. 하지만 쓰레기를 곱게 포장해 봤자 쓰레기인 사실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TV 예능에서도 빈정대는 말장난 개그를 주로 구사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그런 유머가 너무 싫다.




작년 11월 경에 아주대 심리학과의 김경일 교수님이 쓰셨던 이 칼럼을 보고 매우 공감했던 적이 있었는데, 아마도 이번에 봤던 그 사람 때문이었던 듯하다.


 칼럼 글에서 언급된 버나드 골든 박사는 이러한 빈정거림을 '교묘하게 수동적이면서도 방어적인 공격'이라고 정의하며, 이들의 폐해에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자신이 대부분의 책임을 져야 하는 위치까지 올라갔는데 자신의 리더가 취약하거나 일관적이지 못한 행보를 보이면 매우 방관자적인 입장으로 돌변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강하게 나타나는 언행이 바로 빈정거림이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의 폐해다. 어떤 안 좋은 사건이 일어났고 그로 인해 피해자가 발생했을 때 빈정거리는 사람이 나타나면 이들의 모호하면서도 교묘한 행동과 변명의 거듭됨으로 인해 조직의 거의 대부분 사람들이 기본적인 신뢰조차 공유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말은 그 사람의 내면을 드러낸다. 잠깐은 자기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지 않고 속일 수 있지만,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 말을 바꾸려면 자기 자신의 생각부터 바꿔야 하기에 더 어렵다.


빈정거리는 말투는 분명 나에게도 남에게도 해롭다. 그래서 자기 스스로 이런 말투를 쓰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이 그런 식으로 나의 에너지를 뺏으려 할 때는 그 부정적인 에너지가 나에게 전염되지 않도록 빠르게 걷어내는 것도 필요하다. 걸핏하면 남을 비난하고 비꼬는 부정적인 사람을 곁에 둬서 에너지를 뺏길 하등의 이유가 없다.


 자신도, 그런 상대방도 경계하고 또 경계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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