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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Choi Aug 01. 2023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3가지 이유

아이에게 어떻게 이유를 설명할 것인가

아이에게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매일 저녁, 아이의 공부를 도우며 고민했던 주제 중 하나다. 이제 아들내미는 그냥 '공부 잘하면 너한테 다 좋은 거다.'라는 정도로는 설득이 안 될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었다. 오늘은 그동안 아이에게 이 내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며, 머릿속으로 정리해 보았던 3가지 내용을 공유해보려고 한다.



1. 상대방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은 어떤 자리에 가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할 , 그 주장힘이 실릴 수 있다. 


공부를 하게 되면 아는 것이 많아지고 스스로 어떤 주장에 대한 근거를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게 되니, 본인의 주장에 자신감이 생긴다. 주변 사람들도 내가 공부를 해온 그간의 이력과 평판을 바탕으로 나를 신뢰하게 되므로 나의 말에 귀를 기울이된다.


내가 신뢰받고 있다는 느낌, 인정받고 있다는 그 느낌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자아가 형성되는 학창 시절에 그런 느낌을 경험하게 되면, 나 스스로의 발전 속도와 상대방이 나를 대하는 신뢰도의 수준이 함께 높아지는 선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지기 때문.


후광효과도 있다. 공부를 잘하여 좋은 대학교에 들어가거나, 변호사나 의사와 같이 어떤 자격을 갖추게 되면, 객관적으로 나의 능력치를 증빙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나한테 어떤 능력이 있음을, 내 이야기가 들을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다른 사람에게 입증하기 위해 추가적인 에너지를 굳이 쏟을 필요가 없다. 남에게 쓸 에너지를 모조리 나의 발전에만 집중하면 되니, 이 또한 이득일 수밖에.


결국 본인의 생각을 상대방이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계기가 되는 것이 바로 공부다. 그래서 공부는 '내가 나 자신을 신뢰할 수 있는 힘''상대방이 나를 신뢰할 수 있는 힘'을 얻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2. 자존감을 지킬 수 있다.


한국 사회의 3대 콤플렉스에 대해 아는가. 그건 바로 '돈', '외모', '학벌'이다.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다 보면, 이 셋 중 하나라도 부족한 경우, 열등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다 갖춘 사람은 드물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최소한 이 셋 중 하나에서 콤플렉스를 가질 수밖에 없다.


돈이 없어 가난한 사람은 부자인 사람에게 열등감을 느낀다. 또한 어느 정도의 중산층이더라도 자기보다 더 돈 많은 부자들을 바라보며, 더 많은 돈을 가지기 위해, 좀 더 내 몫을 챙기기 위해 발버둥 친다. 사는 곳도 강남인지 비강남인지, 서울인지 지방인지에 따라 서로 간의 계급을 나누고 우위에 서려고 노력한다. 외모도 마찬가지다. 남자의 경우는 주로 , 여자의 경우에는 얼굴과 몸매로 평생 알게 모르게 외모 품평에 시달린다.


학벌도 한국인의 콤플렉스에 큰 몫을 한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좋은 대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재수, 삼수를 거듭하기도 하고, 학부가 좋지 않은 곳이라면, 이른바 학벌 세탁을 위해 대학원이라도 좀 더 좋은 곳에 가려 노력하거나 다른 학교로 편입하기 위해 힘쓴다. 뿐만 아니라, 어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평생 이러한 콤플렉스에 시달린다.


나는 앞서 말한 콤플렉스의 대상 3가지 중, 한 번 태어난 이상 바꿀 수 없는 본인의 '외모', 운과 노력이 함께 작용해야 하는 '돈'과 달리, '학벌'은 본인의 노력 하나로 본인이 가진 역량의 최대치까지 승부를 볼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현재 학생 신분이라면, 본인 스스로 노력해서 갖출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기도 하다.


물론 콤플렉스에 벗어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본인 스스로 부단히 노력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굉장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결국 자존감의 원천은 내가 나 스스로를 좋아하고 인정하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때문에 노력해보지도 않은 후 본인의 자존감을 찾기 위해 헛된 에너지를 쓰거나, 자기 합리화를 하거나, 때론 콤플렉스를 극복하지 못하고 삐뚤어진 인생을 살아갈 바에는 최소한 한 번 태어난 이상 본인이 가진 역량의 최대치를 확인해 볼 수 있는 '공부'에 본인 스스로가 후회가 없도록 도전해 보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다.



3. 보다 많은 인생의 기회가 열린다.


'유유상종',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끼리끼리는 사이언스' 이런 말들이 나오는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함께 어울리는 사람들이 곧 그 사람의 진실된 모습을 말해주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의 상태에서 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같은 수준의 사람끼리 어울릴 것이 아니라 더 높은 수준의 사람과 어울려 자극을 받고 목표를 높여가야 한다. 비슷한 사람과 어울리면 '우리가 이걸 해서 되겠니'라는 식의 패배주의에 젖기 쉽다.


공부를 통해, 그 사람의 지성과 능력을 신뢰할 수 있을 만한 자격을 갖추게 되,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좀 더 많은 기회가 열린다. 그리고 크든 작든 어떤 일을 성취해 낸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어떤 일을 성취하여 그로 인한 만족감과 기쁨을 체험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는 인생의 자세가 확연히 다르다.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닦아 발전하려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보게 되고, 이러한 사람들과 함께 높은 수준의 인적 네트워크도 만들어볼 수 있다.


슬픈 일이지만, 우리나라의 수많은 스타트업 중 벤처캐피털 등으로부터 투자를 많이 받는 곳의 대부분은 학벌이 좋은 사람들 위주이다. 그게 현실이다. 좋은 학벌 없이는 그들의 네트워크에 들어가는 것이 쉽지 않다.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실리콘밸리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건 스타트업 투자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그래서 보다 많은 인생의 기회를 잡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공부하여 그 인적 네트워크 안에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수많은 기회들 중 좋은 기회는 이미 일찍 도착해 선점한 사람들의 것이다. 늦게 도착하면 그중 몇 개 밖에 남지 않은 좋은 기회를 찾아내는 것이 상당히 어려워진다.




공부를 잘한다는 사실 하나로 앞으로의 인생이 평생 편할 것이라고 담보할 수 있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 또한 공부를 잘한다고, 모두가 다 성공하고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10대의 아이가 나의 이런 설명을 백 프로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도 잘 안다.


하지만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잘하게 되면, 눈앞에 보이는 명확한 결과물을 얻게 된다. 아이 본인에게도 어느 정도 최소한의 유전적 소양이 갖춰져 있다면, 그리고 부모로서 충분히 도울 시간과 능력이 된다면, 아이가 잘 해낼 수 있도록 함께 지원해 주고 노력해줘야 하지 않을까. 달콤한 결과가 뻔히 보이는데 말이다.


명확한 다른 대안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아이의 행복을 운운하며, 또는 본인이 편하기 위해 아이의 소중한 시간을 그대로 흘려보내며 방치하는 것은 부모로서의 역할에 대한 직무유기라는 생각이다.


시대는 변했지만, 나는 여전히 공부 하나만으로도 최소한 평범 이상의 삶은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외의 재산이나 환경과 같은 추가 조건들은 모두 '덤'에 불과하다.


공부도 인생도 결국 태어날 때 다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운명론(유전자, 금수저 등)과 패배주의에 사로잡히기엔 인생의 주어진 시간이 너무 아깝다. 특히 그것이 '내 아이의 시간'이라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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