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는 본인의 가장 행복하고 즐거웠던 순간, 또는 남들에게 자랑할만한 삶의 일부 조각을 온라인상에 올려 남들에게 보여주는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SNS의 활용 목적이 '일상의 공유'라고 한다면, 이제는 나의 빛나는 일상의 한 장면을 SNS에 올리기 위해 가공된 일상을 만드는, 수단과 목적이 뒤바뀐 사람들의 모습도 많이 본다.
실제로는 팍팍한 일상이 대부분일 테니... 그래서 없던 일상을 가공해 내거나 사각 프레임 안에 넣을 수 있는 허상을 만들기 위해 현실보다 더 나은 빛나는 순간을 찾는 것일지도 모른다.
Instagram vs. Reality (Source: Chompoo Baritone)
결혼하고 아이 낳고 직장 다니고 돈 벌고집 사고. 기본적인 것들이라 생각했던 것들이 어려워진 시대다.평범하게 살기 위해서는 본인이 삶의 기본이라 여기는 것들이 채워진 상태여야만 가능한데, 그 평범의 기준들도SNS의 일상들로 인해 많이 높아진 상태다.
하지만 이런 시대에도 분명, 너무도 평범해서 SNS에 올려 자랑할 거리는아니지만, 일상에서 묵묵히 해나가고 있는 수많은 일상의순간들이존재한다.SNS에는 잘 보이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하지 않은 '빛나는 일상'들이 바로 그것.
매일의 출퇴근, 가벼운 아침 인사, 더운 여름날의 시원한 물 한잔, 저녁시간의 가벼운 산책과 같은, 나에게 주어진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
그러한 일상이 나를 지켜주기에, SNS에 올리는 한 순간의 장면들에도 의미가 생기는 것이다. 나를 탄탄하게 채워주는 평범한 일상이 없다면, 다른 부가적인 것들은 모두 허황된 삶이다. 기초가 없이 지어진 모래성과 같은 삶이다.
평범한 삶은 SNS에 잘 보이지 않는다.하지만 그 평범한 사람들의 빛나는 일상이야말로 진정 삶의 의미를 부여해 주는 소중한 것이 아닐까.
가수 김창완의 인터뷰 내용이 나에게 너무 와닿은 적이 있었다."심심하고 단조로운 일상이야말로 오늘의 변화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캔버스예요. 일상이 롤러코스터처럼 다이내믹하다면 뭐를 할 수 있겠어요? 아무것도 못하죠. 극히 단조로운 일상을 만들어놓는 것이야말로 내가 술맛을 즐기고, 어떤 꿈을 꾸고, 멋진 상상을 할 수 있는 기틀이에요."
<유퀴즈>에 출연했던 배우 박보영도 이와 비슷한 말을 했었다. 지금까지 본인이 쓴 일기 중 가장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은 페이지는 아무 일도 없었던 보통의 하루라고. 화날 일도 슬퍼할 일도 고민도 없는 하루, '오늘은 별 거 없었다.'라고 쓴 무탈할 나날들이 무엇보다 소중한 것 같다고 말이다.
보통의 행복을 기억하라.평범한 사람들의 '빛나는 일상'을 새삼 떠올린 하루였다. 평범하게 사는 것이 사실 제일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