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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Choi Oct 21. 2023

민낯을 보다.

지금껏 알던 사람의 민낯을 마주하는 일

첨예하게 이해관계가 얽힌 상황에서, 여러 사람들의 민낯을 마주한 경우가 몇 번 있었다.


모르던 사람의 민낯이나, 원래 그런 사람이라 여왔던 사람의 민낯을 보는 일은 조금 불쾌할 수는 있어도 실망감이 그리 크진 않다. 하지만 내가 알던 사람의 민낯을 바라보는 일은 그 모습을 확인하는 일 자체가 꺼려지고,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내가 알던 그 사람의 모습은 분명 이것이 아니었는데...' 믿고 싶지 않은 그 상황에서, 결국 그 사람이 한 일이 사실이라고 드러났을 때의 그 순간은 너무도 씁쓸하고 슬펐. 그 사람의 그 모습이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안타까웠.


의심하는 것이 유쾌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확신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 볼테르 -


'정말 그랬어야 했나...' 내가 지금껏 알고 지내던 그 사람의 모습은 분명 지금 내가 대면하고 있는 이 모습은 아니었다. 너무도 낯선 그 모습이 당황스럽다. 어느 순간, 확인된 진실의 조각들이 나에게 날아와, 내가 만들었던 그 사람의 정체성을 여지없이 박살 내버렸다.


생각해 본다. 과연 나였다면 어땠을까.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그리고 내가 그간 지켜본 그 사람의 모습이 정말 잘못된 것이었나. 


주말 오후, 슬픔과 씁쓸함을 되새기며 뿔뿔이 흩어져 버린, 인간에 대한 감정을 다시금 추슬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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