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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Choi Nov 21. 2022

일생에 한번은 고수를 만나라

한근태 저 | 미래의창

보통 책을 읽고 나면, 기억에 남는 2~3가지를 골라 정리해보려고 노력하는데, 이 책은 모든 페이지 끝을 접어 표시해야 할 정도로 하나하나 곱씹어볼 것이 많았다. 그래도 고민 끝에 인상 깊었던 내용 7가지만을 골라 공유해본다.  



#1_결심만_하지_말고_시작해야_고수가_될_수_있다


인생에서 가장 큰 위험은 아무것도 감수하지 않는 일이다.


예전에는 맛집에서 레시피를 절대 공유하지 않았다. "우리 집 떡볶이 맛은 며느리도 몰라." 라며 자신만의 레시피를 철저히 영업비밀로 유지하곤 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인터넷이나 유튜브 영상에서 레시피를 알려주는 곳이 많다. 난 이유가 궁금했다. 그리고 곧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이제는 레시피를 아무리 공유해도 이것을 베껴서 돈을 벌기 위해 영업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레시피를 베끼려면 재료를 사서 비슷한 맛이 나는지 시도해봐야 한다. 하지만 힘들여 실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도 말한다. 인생에서 가장 큰 위험은 아무것도 감수하지 않는 일이라고. 아무 위험도 무릅쓰지 않는 사람은 절대 실패할 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그 자체로 이미 실패한 인생이라고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배울 수 없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며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저자는 고수들이 시작을 잘하는 사람들이며, '지금,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한다.


도전하고, 시작해야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다. 글을 쓰는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영감을 얻어야, 지식과 경험이 충분해야, 고수가 되어야 글을 쓰고 책을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지금 하지 않으면 나중도 없고 나중은 오지 않는다. 불만쟁이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파워위풍당당하게 내 생각을 공유해보려고 한다.



#2_하는_일에_올인해야_고수가_될_수_있다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밥그릇을 걸어야 한다.


"박사도 그렇다. 하수들은 학위를 받을 때까지는 열심히 공부하다가 받는 순간부터 논다. 반면 고수들은 학위를 받은 이후에 더욱 노력한다. 박사라는 것이 대단한 것이 아니란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그들은 박사학위를 이제 진짜 공부를 시작하라는 자격증 정도로 생각한다."


"일하는 것보다 돈을 많이 주는 직장, 대충 일해도 잘릴 염려가 없는 직장, 들어가긴 어렵지만 들어가는 순간 평생이 보장되는 직장으로 사람들은 몰린다. 하지만 이런 곳에서는 고수가 탄생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이런 곳은 장기적으로 보자면 신의 직장이 아니라 신이 저주한 직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2가지 내용에 굉장히 뜨끔했다. 박사학위를 받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안주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제 겨우 연습생일 뿐인데 말이다. 그리고 또 하나. 내가 지금 몸담고 있는 곳이나, 이직했던 곳을 살펴보면, 점차 안정적인 곳으로 이동한 것이 너무 눈에 보였다.


책 속에 인용된 배우 윤여정 님의 에피소드를 읽어보면, 언제 제일 연기가 잘되냐는 질문에 생계가 달려있을 때 제일 잘 된다고 대답하셨다고 한다. 정말 솔직하면서도 핵심을 찌르는 말이다. 강한 압박과 긴장, 자신의 밥그릇을 걸어야만 진정 고수가 될 수 있다는 교훈이다.


고수가 되기 위해 난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아직도 고민만 가득하다. 가장으로서, 저자의 말처럼 밥그릇을 거는 일은 정말 쉽지 않으니까.



#3_잘하는_일에_시간과_자원을_집중해야_고수가_될_수_있다


초점을 맞추기 전까지 햇빛은 아무것도 태우지 못한다.


"스마트폰은 블랙홀이다. 모든 사람들의 시간과 정력을 미친 듯이 빨아들인다." 얼마 전 주말에 와이프에게 스마트폰 중독 아니냐며 한 소리를 들었다.


사실 하루 중 스마트폰으로 인해 뺏기는 시간이 굉장히 많다. "스마트폰에서 유용한 정보도 얻고 뉴스도 보고, 사람들의 생각도 읽고, 트렌드도 배우고..." 라며 한가득 변명을 하려다가 눈을 감고 잠깐 생각해보니, 스마트폰에 열중하지 않아도 나에게 특별히 지장이 있을 것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더 생산적인 일에 에너지를 쏟을 수 있을 기회가 많을 것이다.


먼저 하지 말아야 할 것부터 하지 않는 것이 진정 시간과 자원을 집중하는 길이다.



#4_시간_약속을_철저히_지켜야_고수가_될_수_있다


고수는 시간을 잘 지킨다. 시간에 대해 거의 강박증을 갖고 있다.


"나는 시간 되면 갈 테니까 신경 쓰지 말고 일단 너네끼리 정해." 누군가와 약속을 정할 때, 난 이 말을 가장 싫어한다. 이 말을 하는 사람은 상대방을 배려한답시고 하는 말이지만, 이 말은 결국 자기 시간은 온전히 사용하면서 갈지 말지의 선택 옵션을 들고 있겠다는 굉장히 이기적인 생각에서 시작한다. 상대방의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시간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은 이 문제를 사소하게 생각한다. 별 것도 아닌 것 같고 왜 이리 유난이냐는 식이다. 하지만 저자 또한 말한다. 고수들은 시간 약속이 철저하며, 그것이 투자 대비 효과가 뛰어난 행동이란 사실을 알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시간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공개적으로 "나 같은 사람과는 절대 일을 같이 하지 마세요. 못 믿을 사람입니다."라고 광고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나 역시 시간 약속에 매우 민감하기에 저자의 말에 깊은 공감이 되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의 시간도 결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돌아오지 않는 이 시간을 다른 사람 때문에 낭비하는 것은 죽기보다 싫다.



#5_화내지_않아야_고수가_될_수_있다


고수들은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다. 하수들은 화를 낼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


저자는 사람들이 화를 내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5가지로 깔끔하게 정리해놓았다.


1) 자기 삶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2) 화를 내면서 상대를 고쳐 놓으려고 하기 때문에,

3) 습관적으로 화를 내기 때문에,

4) 내공이 약해 자제력을 잃었기 때문에,

5) 남들과 자신과 같기를 기대하기 때문에.


그리고 화내는 횟수와 화내는 이유를 보면 그 사람의 성숙도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나는 저자가 언급한 화를 내는 이유 중 첫 번째 이유가 가장 공감이 되었다. 나 역시, 내 삶이 만족스럽지 않은 시기에 화를 많이 냈던 것 같다.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나 있으면 밖으로 화를 잘 내게 되는 것이다. 자신감이 생기고 자기를 잘 돌봐야 이러한 화가 사라진다. 마음 챙김과 안정적인 삶의 자세가 중요한 이유다.


 

#6_내가_가장_의식하는_것에서_자유로워야_고수가_될_수_있다


사람들은 없을수록 그것을 의식한다.
자유롭다는 것은 그것에 대해 의식하지 않는 것이다.


난 늘 완전한 자유를 꿈꾼다. 하지만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건강할 때는 건강에 대해 의식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화제의 대부분은 건강이다. 20대는 건강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아무리 부자라도 늘 돈만 생각하는 사람은 부자가 아니다. 돈이 조금 적더라도 의식하지 않고 사는 것이 진정 부자다. 나이를 지나치게 의식하는 사람도 있다. 좋은 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사람은 과도하게 학벌을 의식한다. 좋은 학교를 졸업한 사람을 평가절하하며 자신의 옹졸한 모습도 같이 드러내 보인다. 높은 지위에 있었던 사람은 자신의 전성기 때 가졌던 권력에 취해 죽을 때까지 그때를 회상하며 산다.


은퇴자들끼리 모이는 자리에 즐겨 가시는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이 있다. "과거에 교수니, 장관이니, 건물주니 다 필요 없더라. 자식들 다 결혼해서 아들딸 낳고 사이좋게(이혼하지 않고) 건강하게 잘 사는 사람이 제일 맘 편한 사람들이야." 그 나이가 되면 또 자식들의 그것을 의식한다. 완전한 자유는 이래서 어렵다.  



#7_영혼의_무게중심이_견고해야_고수가_될_수_있다


고수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느긋하고 여유가 있다.


저자가 언급한 영혼의 무게중심을 잡는 방법 중 '천천히 살아야 한다'라는 것에 공감한다. 정신없이 달리면, 에너지 소모도 많고 정서도 불안해진다. 자동차도 급출발, 급제동에 연료 소모가 심한 이다. 급한 일에 쫓겨 정말 소중한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쓸 수 없다면, 좋은 기회가 와도 잡을 수 없다.


저자가 실천하고 있는 '새벽마다 차를 마시며 혼자 명상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상은 내가 꿈꾸는 일상의 모습 중 하나이다. 아직 새벽 시간은 운동에 자리를 내주고 있지만, 언젠가는 나도 나만의 고요한 새벽 시간을 즐기며 영혼의 무게중심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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